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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3일(金)
‘코스피 2500’에 취해선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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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욱 경희대 교수·경제학 한국제도경제학회 회장

코스피지수가 5거래일 만에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2500선을 넘어섰다. 세계 경기 회복세와 함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29분기 만에 가장 높은 1.4%를 기록한 덕분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이제 경기가 본격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정부와 국민 모두 들떠 있는 것 같다. 물론 북핵 문제,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중국의 사드 보복 등 우호적이지 않은 대외 환경 속에 3분기에 1.4% 성장률을 기록하고 주가가 상승하는 건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대내 상황을 들여다보면 그리 기뻐할 일은 아닌 것 같다. 국내 산업 전반이 여전히 침체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에 예상치 못한 성장을 기록한 것은 세계적인 ‘반도체 슈퍼 호황’으로 수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사실 이것을 제외하면 국내 대다수의 업종은 매우 저조하다. 지난 상반기 상장사 650여 개의 영업이익이 78조 원이었다. 이것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조 원 늘어난 것이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2조 원이 줄어든 액수다.

그리고 지난 2분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71.6%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66.5%를 기록했던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실제로 3분기 1.4% 경제성장률에서 수출과 정부 지출을 뺀 순수 민간소비와 민간투자의 기여도는 0.1%포인트에 불과하다. 이것은 지금 우리에게 보이는 코스피지수와 경제지표는 착시일 수 있음을 말해준다.

일부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주가가 오른다고 경제가 회복되고 앞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면 그것은 착각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경제 문제의 본질을 파악, 개선해 지속 성장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 상태인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 환경이 계속 악화해 온 데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동반성장, 경제민주화란 이름으로 기업 활동을 옥죄는 법과 규제들을 양산해 왔다. 그 결과 오랜 기간 경제가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소득주도 성장’이란 명분 아래 기업 활동을 더욱 악화시키는 조치들을 하다 보니 세계 경제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음에도 우리 산업들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고위 공직자들과 정치인들 사이에서 거시경제지표와 높게 유지되고 있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인용하면서 ‘우리 경제 기초는 튼튼하고 굳건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것은 어딘지 데자뷔 같다는 생각이 든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한국의 국가등급은 AA가 계속 유지됐고,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다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산적한 가계부채 문제, 미국의 금리 인상, 북핵(北核) 문제 등 어느 하나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일부 경제지표의 개선과 주가 상승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시급히 나서야 할 일은 외부의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경제 체질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기업 환경 개선이다.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고, 기업에 가해지고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하며,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반기업정책들을 중단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의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기업가정신이 활발해져 경제가 지속 성장을 할 수 있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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