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때 에어백 안 터졌다고 무조건 회사에 책임 못 물어”

아들 숨진 부모, 자동차회사에 1억여 원 손해배상 소송 1심 패소

승용차 에어백 결함 때문에 아들이 사망했다며 그 부모가 자동차회사를 상대로 1억여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그 같은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 윤성식)는 6일 A 씨 부부가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1억2400여만 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A 씨 부부의 아들은 2013년 7월 현대차가 제조·판매한 2011년식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운전하다가 빗길에 미끄러져 도로 옆에 놓인 석축과 충돌, 이후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유족은 “운전석 측면에 장착된 에어백이 결함으로 작동하지 않았고, B필러(차체와 지붕을 연결하는 기둥)가 통상적 수준의 충격을 견딜 강도가 없어 심하게 휘어져 아들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 “회사가 에어백 작동 원리를 전혀 설명하지 않아 매도인으로서 지켜야 할 신의칙상 주의의무를 위배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차의 결함이나, 회사가 책임을 질 정도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충돌 센서에 에어백이 작동할 조건을 충족하는 충격력이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보여 에어백에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B필러의 하자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에어백은 보조적 안전장치로 일반적 작동원리를 설명하더라도 운전자가 차량을 사용하면서 피해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회사에 작동 조건을 자세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리안 기자 kn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