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통진당 세력, 反美시위로 부활 시도

‘민중당’ 간판 바꾸고 전면에
“이석기 석방 요구 등 행태도”

옛 통합진보당 세력이 주축이 된 민중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7∼8일)을 계기로 ‘반미·반트럼프’ 시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민중당은 7일 “트럼프가 청와대에서 무기 강매·통상 압력을 말하는 그 시간(오후 5시)에 서울 광화문광장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노 트럼프, 노 워’(NO TRUMP NO WAR) 대형 글자 만들기 퍼포먼스를 연다”며 시민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민중당은 한·미 동맹을 ‘청산해야 할 적폐 중 적폐’로 규정하는 등 공식 페이스북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반미 메시지 전파에 힘을 쏟아 왔다. 현역 국회의원 2명을 보유한 민중당은 8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도 참석할 수 있다.

네티즌과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민중당이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는 데 대해 경계심을 표했다. 한 네티즌은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는 이유로 2014년 헌법재판소에 의해 강제해산된 것으로 아는데, 간판만 민중당으로 바꿔 달고 ‘이석기(전 통진당 의원) 석방’을 요구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민중당이 ‘촛불 민심’을 운운하며 반미가 국민 여론인 양 호도하는데, 국민은 과거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던 통진당의 반민주주의적 행위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사실상 통진당의 노선을 계승한 민중당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현저한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데 대해 정부가 방관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미 분위기 확산 속에 미 대사관 근처 거리에는 전날 다른 단체가 트럼프 대통령을 ‘나치’로 묘사한 사진을 내걸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치 문양’이 달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군복을 입고, 오른팔을 앞으로 올려 나치식 경례 포즈를 취하면서 “완전파괴”라고 말하는 합성 사진이다. 부인과 함께 유모차를 끌고 가던 미국인 M(38) 씨는 “미국인 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나치 군복 합성 사진까지 내거는 것은 충격”이라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