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한국당 통합전대’ 카드 재부상

바른정당, 전대이후 제안‘가닥’
온건자강파, 劉 설득 나서기로

탈당 의원들, 내일 한국당 입당
친박계 “무혈입성 안된다”입장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세연 의원 등 바른정당 온건 자강파가 ‘11·13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 다시 한 번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전당대회를 제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강경 자강파이자 당권 장악이 유력한 유승민 의원을 상대로 또 한 번 ‘당 대 당’ 통합을 위한 설득에 나서겠다는 것인데,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추가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통합파 의원들은 바른정당 잔류 의원들을 향해 “보수 대통합을 위해 동참하길 바란다”며 추가 탈당을 독려했다.

김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 (한국당과의) 통합 전대를 다시 제안하려고 한다”며 “다른 의원들과 그런 부분 등을 함께 논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을 비롯해 남 지사와 정병국 의원 등은 분당 사태를 막기 위한 최종 협상안으로 강경 자강파와 탈당파 양측에 바른정당 전대 연기와 양당 간 조건 없는 통합 전대 개최를 제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안은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유 의원 등 당내 강경 자강파의 거부 의사로 끝내 무산됐고, 이후 바른정당은 분당 이후에도 ‘한 지붕 두 식구’의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다.

온건 자강파 측에서 다시 한 번 통합 전대 카드를 꺼내 들면서 자칫 추가 이탈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온건 자강파 인사는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 일정 시한을 제시한 뒤 통합 전대를 비롯한 보수 통합을 위한 가시적 성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을 경우 거취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언론이 판단하시라”며 사실상 추가 탈당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 통합파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8일 탈당계를 제출하고 오는 9일 한국당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탈당을 선언한 의원 9명 중 이날 탈당계를 제출할 의원은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제외한 8명이 될 전망이다. 주 원내대표는 탈당 선언에는 동참했지만 오는 13일 예정된 바른정당 전대가 끝난 뒤 탈당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황 의원 등은 오는 9일 한국당 당사에서 홍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입당식을 갖고 정식으로 복당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르면 9일 의원총회를 열어 바른정당 의원들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 당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의총이 열릴 경우 ‘조건 없는 복당’을 주장하는 홍 대표 측과 ‘무혈입성은 안 된다’는 친박(친박근혜)계가 강하게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당대표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던 바른정당 정운천·박인숙 의원은 이날 오전 기존 입장을 뒤집고 전대 복귀 의사를 밝혔다.

장병철·이은지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