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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9일(木)
또, 또, 또 외국인… TV예능 지겨운 ‘따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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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방·먹방 이어서 쏠림 현상
‘판박이 콘셉트’ 시청자 싫증

韓 역사·문화 찬사만 늘어놔
男 지식·女 미모 위주 편집도


예능가에 또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 비슷한 결을 가진 육방(육아 방송), 먹방(먹는 방송), 인문학 방송에 이어 이번에는 외국인 활용법을 놓고 경쟁하는 모양새다.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이라는 설정이 반복되니 “식상하다”는 반응과 함께 결국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 등에 찬사를 늘어놓는, 또 다른 의미의 ‘국뽕’으로 흐른다는 지적도 있다.

외국인이 등장하는 예능의 효시는 2006년 방송된 KBS 2TV ‘미녀들의 수다’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인(게다가 미인이다)들의 수다에 대중의 이목이 쏠렸다. 이후 주춤하던 외국인 예능은 2014년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을 통해 다시 주목받은 후 지난 7월 방송을 시작한 케이블채널 MBC 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어서와·사진)가 이 채널 역대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3.535%)을 기록하며 꽃을 피웠다. 이후 불과 석 달 사이 SBS ‘내 방을 여행하는 낯선 이를 위한 안내서’(내 방 안내서), tvN ‘서울메이트’, JTBC ‘나의 외사친’ 등 외국인이 출연하는 ‘자매품’들이 줄지어 등장했다.

나름의 차별화된 지점은 있다. ‘비정상회담’이 한국어를 한국인보다 조리있는 말하는 지적인 외국인들에 초점을 맞췄다면, ‘어서와 ’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한국에 방문한 적이 없는 이들이 바라보는 낯선 한국에 초점을 맞춰 우리에게 익숙해진 일상을 돌아보게 만든다.

하지만 ‘내 방 안내서’와 ‘서울 메이트’는 외국인이 한국인의 집에서 생활하며 겪는 에피소드를 다룬다는 콘셉트가 판박이다. ‘나의 외사친’은 외국으로 간 출연진이 동갑내기와 만나 그들과 소통하며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는다. 이 프로그램은 ‘나이 외에는 모든 것이 다른’에 방점을 찍는다. 한 방송 관계자는 “나이에 따른 수직 관계는 지극히 한국적 문화이기 때문에 외국인과 어울리며 ‘동갑’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외국인이 출연한다는 큰 틀 안에서 차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콘셉트를 내놓고 있지만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대동소이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외국인이 출연하는 예능은 대부분 한국의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시키는 것으로 귀결된다. 토론을 펼치는 ‘비정상회담’이 ‘빨리빨리 증후군’등 부정적인 한국의 문화를 지적한 바 있지만, 여행과 결부시킨 최근 외국인 등장 예능은 곳곳의 명소를 찾아 다니며 “원더풀”과 “뷰티풀”을 외치기 바쁘다. 웃음을 본령으로 삼는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긍정적인 이미지를 강조시킬 수밖에 없지만 천편일률적으로 흐르는 그들의 반응은 점점 식상함을 준다.

또한 남녀 외국인을 바라보는 온도차가 느껴지는 편집도 도마에 올랐다. ‘어서와’는 독일 남성 출연자들의 지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춘 반면 러시아 여성 출연자들에게는 ‘소녀 감성’, ‘러시아 미녀’ 등의 자막을 붙였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남녀를 구분하는 선입견을 띤 자막이 쓰인 느낌이 있으나 독일 편에 비해 러시아 편 출연자들이 계획 없이 여행을 즐긴 것은 맞다”면서도 “각 나라별로 우리가 이미 갖고 있던 고정적인 이미지에 맞춰 편집하거나 자막을 붙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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