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청문보고서 국민의당도 난색… 임명강행 땐 정국 요동

3野, 임명반대·자진사퇴 촉구
국민의당, 부적격 병기 채택서
한국당 불참에 ‘채택반대’ 고심
한국당, 예산안 연계 방침 시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13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이 모두 홍 후보자 임명 반대 및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서 난항을 겪었다.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홍 후보자 임명 강행 시 정기국회에서 2018년도 예산안 등과 연계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하면서 홍 후보자 임명 여부에 따라 정국이 요동칠 전망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절대 부적격자인 홍 후보자 보고서 채택에 응할 용의가 없다”며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홍 후보자를 임명해서 오기 정치를 한다면 앞으로 있을 예산 국회가 원만히 진행되기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장관은 야당이 반대해도 문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지만, 한국당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정기국회 파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자가 임명되면 국회 표결이 필수적인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홍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아무리 급해도 장모님에게 책임을 다 돌릴 줄 몰랐다”면서 “국민이 더 이상 홍 후보자를 보면서 마음 상하고 싶지 않기에 마지막 예의를 지켜달라”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홍 후보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아니라 재벌대기업부에 어울리는 인사”라며 “문 대통령은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애초 산자중기위에서 부적격 의견을 병기하더라도 보고서 채택은 하자는 입장이었지만, 한국당이 불참한 상태에서 채택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는 등 진통이 이어지면서 오전 산자중기위 전체회의는 오후로 연기됐다. 국민의당 산자중기위 간사인 손금주 의원은 “여당이 한국당을 설득하는 노력도 없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만으로 보고서를 채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문회를 통해 역량과 자질이 확인됐고 제기된 의문들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오늘 청문보고서가 채택되도록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야당의 협력을 당부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0일 전국 성인남녀 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자 임명에 찬성하는 의견은 42.0％, 반대 의견은 37.7％로 찬반 응답이 오차범위(±4.3%포인트) 내에서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 응답은 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이, 반대 응답은 한국당과 국민의당 지지층이 각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