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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His Story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5일(水)
“늙으니 아내뿐… 처녀 시절 美친구 찾아줬더니 구박 안 받고 잘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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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처가’ 金이사장

김경한 한국범죄방지재단 이사장은 지인들 사이에서 애처가로 통한다. 김 이사장은 인터뷰에서 “늙으니까 의지할 곳이 마누라밖에 없어요. 마누라 한 명 믿고 삽니다”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젊었을 때는 바빠서 집사람에게 잘 못했다”고 했지만, 그의 말과 달리 일찍부터 부인 성명숙 여사를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일화가 있다. 김 이사장은 대학 시절부터 성 여사와 연애를 했다. 대학 졸업 후 김 이사장은 본격적으로 사법시험을 준비했고 성 여사에게 잠깐의 이별을 통보했다. 성 여사는 고향인 대구로 내려갔다. 이후 쓸쓸하게 지내던 성 여사에게 새 친구가 생겼다. 미국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한국에 파견된 맥신 설빈 씨였다. 설빈 씨는 성 여사의 모교인 경북대 사대부중에 영어교사로 부임했는데, 성 여사의 집에 입주하게 됐다. 두 명은 룸메이트로 한집에서 지내며 영어와 한국어를 서로 가르쳐주며 살뜰한 우정을 나눴다는 게 김 이사장의 설명이다. 15개월 후 파견 기간이 종료된 설빈 씨가 미국으로 떠났고, 설빈 씨가 여러 나라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는 동안 서로 연락이 끊겼다. 김 이사장은 “아내는 수시로 그녀를 그리워했다”고 말했다.

40여 년이 흐른 뒤 김 이사장이 아내의 소원을 들어줄 기회가 찾아왔다. 그가 법무부 장관이던 2008년 12월 당시 캐슬린 스티븐슨 주한 미국 대사가 새로 부임해 인사차 그를 찾았다. 스티븐슨 대사는 부임 당시 1970년대에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 파견돼 충남 예산중학교에서 영어 교사를 한 이력이 있다. 김 이사장은 스티븐슨 대사에게 아내의 사연을 설명하고 같은 ‘평화봉사단’이었던 설빈 씨의 소재를 파악해줄 것을 부탁했다. 두 달 후 스티븐슨 대사는 김 이사장에게 한 장의 편지를 보냈다. ‘친애하는 김 장관님, 설빈 씨는 김 장관님의 부인께서 지금도 자신에 대해 그토록 아름다운 기억이 있음을 듣고 한없이 반가워하며 재회의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후 성 여사와 설빈 씨의 재회가 실제 성사됐다. 이듬해 7월 미국 대사관에서 김 장관에게 연락이 왔다. 평화봉사단원 30여 명을 한국에 초청하는데 그중에 설빈 씨가 포함돼 있고, 이 자리에 김 장관 내외를 모신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대사관저에서 열린 평화봉사단 환영식에서 김 장관은 한국 정부를 대표해 축사를 하게 됐다. 김 장관은 축사 끝 무렵에 성 여사와 설빈 씨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고, 축사 와중 이날 모인 사람들에게 설빈 씨를 소개했다. 김 이사장은 “이때 일로 요즘도 마누라에게 구박받지 않고 잘 산다”며 웃어 보였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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