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性추행 폭로 또… 이번엔 언론계

NYT 백악관 출입기자 직무정지
프랭컨의원 또다른 혐의 드러나

미국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성추행 폭로 움직임이 미 정계 및 언론계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유명 기자 및 방송진행자의 성추행 사실이 추가로 폭로되면서 직무가 정지되고, 유명 상원의원의 성추행 사실도 추가로 폭로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성명을 통해 NYT의 백악관 출입기자 글렌 트러시(50)가 어린 여성 기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이는 NYT의 가치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를 할 것이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글렌 기자의 직무는 정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치웹사이트인 ‘복스닷컴’은 복수의 여성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러시 기자가 음주 상태에서 20대 어린 여성기자들의 신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러시는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6월 15일 이후로는 금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미국의 유명 원로 방송 진행자 찰리 로즈(75)의 성추행 사실이 추가로 폭로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8명의 여성이 로즈로부터 외설성 전화를 받거나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강요당하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1990∼2011년에 로즈로부터 이 같은 성추행을 당했으며, 여성들의 나이는 21~37세로 다양했다고 WP는 전했다. 로즈는 미 3대 지상파 방송 CBS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의 기자이자 진행자로 인기를 얻기 시작, CBS의 ‘디스 모닝’을 비롯해 공영방송 PBS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유명 토크쇼 ‘찰리 로즈’를 진행해 온 원로 언론인이다. WP의 폭로성 보도 이후 CBS와 PBS는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방송을 정지했다. 앞서 3대 지상파 방송 중 하나인 NBC의 부사장 맷 짐머먼도 여직원에 대한 성희롱으로 지난 14일 해고된 바 있다.

한편, 앞서 코미디언 시절 성추행 사진이 폭로돼 망신을 당했던 앨 프랭컨 민주당 상원의원에 대해서도 추가 성추행 혐의가 폭로되기도 했다. CNN방송은 이날 텍사스에 거주하는 린지 멘즈(32)라는 이름의 여성이 지난 2010년 미네소타주 박람회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프랭컨 의원이 자신의 둔부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프랭컨 의원은 “기억은 없지만 무례함을 느꼈다면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