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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5일(火)
급조된 委員會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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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동 경제산업부 차장

올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조정소위) 임시 회의록 제9호(11월 23일)를 보면 대통령 자문기구인 일자리위원회(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 예산안을 둘러싼 재미있는 논쟁이 나온다. 상황을 요약하면 이렇다. 일자리위는 예산 신청을 할 수 있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고용노동부 예산에 일자리위 예산 52억4500만 원을 편성했다. 일자리위는 정부조직법에 따라 만들어진 게 아니라 문 대통령 당선 직후인 올해 5월 1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대통령령(일자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라 설립된 기구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에 따르면, 일자리위는 설립 후 올해 예비비로 48억1800만 원을 썼다. 그 예비비의 일부는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 사무실을 임차하기 위해 사용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생기는 각종 위원회는 왜 꼭 임차료도 엄청나게 비싼 광화문 KT빌딩에 입주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회의록에 따르면, 현재 일자리위 상근자는 12명이고, 파견 공무원까지 포함하면 숫자가 훨씬 늘어난다. 일자리위는 또 전문임기제 나급 공무원 7명을 더 채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당 예결위 간사 김도읍 의원은 “(일자리위가) 봉급 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부위원장한테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연가보상비, 직급보조비, 업무추진비(를 지급한다)”며 “(대통령) 자문기구인데 부위원장한테 공용 차량도 지급되고, 축·조의금 예산 1380만 원도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의 주장은 대통령 자문기구에 불과한데 공무원을 신규 채용하고, 부위원장에게 각종 수당 등을 지급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이냐는 것이다. 이에 맞서는 여당(더불어민주당)의 논리는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것이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 윤후덕 의원은 “어느 정부에서나 대통령 취임 초기에는 국가적 과제에 대한 종합적 계획 수립과 집행을 위해 위원회를 만든다”면서 “노무현 정부에서나 이명박 정부에서나 박근혜 정부에서나 다 대통령령으로 했다”고 말했다.

율사(律士)인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본 정책은 고용부의 기본 업무이고, 청와대에 일자리수석과 고용노동비서관도 있는데, 일자리위는 뭐하려고 만들었냐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 정부가 지금 만들고 있는 위원회들은 엉망진창”이라며 “(위원회들이) 법적 근거도 없이 만들어져서 뭔가 일을 하는데 법률적인 근거는 아무것도 없고, 대통령한테 어드바이스(조언)밖에 할 수 없는 그런 기구”라고 꼬집었다. 어느 정권이나 선거에서 이기고 나면 마음이 급해진다. 하고 싶은 일은 태산 같은데, 기존 조직은 영 미덥지 못하다. 그런데 정부조직법 개정까지 기다리지는 못하겠고, 국무회의만 열면 의결할 수 있는 대통령령으로 각종 위원회를 만든다. 돈은 일단 예비비를 당겨쓰고, 다음 해에 예산을 정식으로 편성하기 위해 국회 심의를 하면 그제야 법적 근거부터 조직, 예산 등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불거진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면, 언제 그런 위원회가 있었냐는 듯 한꺼번에 없어진다. 그런 나라를, 후진국이라고 한다.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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