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1만 여명·민간인 1000명 등 철수 결정적 공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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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참전 포항철수작전 지원 루시 美 해군 대령 흉상 제막식

창원 海士 도서관 로비에 세워

6·25전쟁 당시 유엔군 기동전대사령관 겸 한국 해군 군사고문단장으로 참전해 포항철수작전을 성공적으로 지원한 마이클 루시(1998년 작고·왼쪽 사진) 미국 해군 대령의 흉상(오른쪽) 제막식이 7일 열렸다.

정안호 해군사관학교 교장은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 해사에서 열린 루시 대령 흉상 제막식에서 “루시 대령은 한국 해군의 염원이었던 2300t급 호위함, 어뢰정, 구잠함, 구잠정 등 전투함 30여 척을 미국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양도받도록 하는 등 한국 해군·해병대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며 “또 전쟁 기간에 한국 해군사관생도들을 연락장교 직책으로 미국 해군의 전투함에 편승시켜 함정운용술·전술 등을 습득하도록 돕는 등 인재양성에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루시 대령의 흉상은 해사 도서관인 학술정보원 1층 로비에 세워졌다. 태평양전쟁 중 미국 해군 최연소 구축함 함장을 지낸 루시 대령은 6·25전쟁에 참전해 38도선 이남 연안에서 북한군의 해상보급을 차단하는 한국 해군의 해상작전과 해병대 작전을 도왔다. 특히 1950년 8월 중순 경북 포항에서 국군 3사단이 북한군에게 포위돼 해상으로 철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2차대전 종전 후 미국 정부가 민간에 양도한 상륙함(LST) 4척을 어렵게 모아 해상철수작전을 지원했다. 해군 관계자는 “당시 국군 3사단 함포지원을 지휘한 미 해군 제3순양함분대는 상륙함 전력이 제때 도착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포경선이 예인하는 뗏목에 한국군 병력을 태워 근해에서 전투함으로 철수할 계획을 수립할 만큼 위태로운 상황이었다”며 “루시 대령이 지원한 상륙함 4척은 1950년 8월 16일 포항 독석리 해안에 도착해 국군 3사단 병력 9000여 명, 경찰 1200여 명, 민간인 노무자 1000명, 차량 100여 대를 무사히 철수시켰다”고 소개했다.

루시 대령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소개된 한국 해군의 첩보수집작전인 X-레이 작전에도 관여했다. 해군 관계자는 “루시 대령은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하는 한국 해병대에 병기는 물론 속옷, 양말 등 모든 보급품을 미국 해병대와 똑같이 지급해 달라는 손원일 해군참모총장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이후 모든 한국 해병대가 양질의 보급을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국 정부는 전쟁 기간 루시 대령에게 최고의 영예인 태극무공훈장과 공로훈장을 수여했다. 그는 미국 정보로부터 금성훈장 등 많은 훈장을 받았으며 전역 후 적십자회장을 역임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