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조선사 구조조정 외부 컨설팅으로 결정

산업·금융논리 균형 반영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운명이 채권단 재무 실사뿐 아니라 산업 경쟁력에 대한 외부 컨설팅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현안인 일부 중견 조선사에 대해서 외부컨설팅을 거쳐 산업과 금융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 이른 시일 안에 처리방안을 마련, 과감하고 신속하게 처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한진해운 구조조정 시 채권단 주도로 재무적인 면만 따지다 보니 국내 1위, 세계 7위의 회사가 파산에 이르렀고, 국가 기간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게 됐다는 비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논의된 ‘새로운 기업구조조정 추진 방향’에서 정부가 강조한 구조조정 원칙 중 하나가 ‘산업적 측면과 금융 논리의 균형 있는 반영’이다.

정부는 수주 절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6월 출범 예정인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해 선박 발주를 돕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내년 1분기 중으로 해운업 지원 전담 기관인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금융 지원을 바탕으로 하는 국적 선사 발주 지원 방안이 마련된다. 42조6000억 원의 친환경 선박 전환 보조금 사업을 통해 내년 1∼3척의 노후 선박을 조기에 폐선하고 친환경·고효율 선박 신조를 지원할 계획이다.

LNG 추진선 발주 시범사업과 공공부문 발주도 확대한다. 내년 6월이면 끝나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간의 연장도 검토한다.

조선업 취업자 수는 2015년 말 21만 명에서 올 10월 말 14만 명까지 급감한 상태다. 아울러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원가절감 등 자구계획 이행에 속도를 내도록 할 방침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조선업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하고,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수주량은 243% 급증했다.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지 않은 탓에 나타난 기저 효과 때문이다. 다소 숨통이 트였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대형 3사의 경우 급한 유동성 문제는 해결했지만, 지난해 수주 급감으로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