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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8일(金)
평창·강릉, 명품 스포츠 도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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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일 서울대 교수·체육교육

지난 6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 주도의 도핑 문제를 이유로 러시아의 2018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금지했다. 다행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하루 만에 러시아 선수들의 개인적인 참가는 막지 않겠다고 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그동안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고속철도, 도로망 확충 등 인프라 시설에 11조여 원이 투자됐고, 경기장 신축에 8600여 억 원이 들었다. 다만, 현재까지 활용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3곳의 경기장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계획이 없고, 붐도 일지 않아서 많은 사람이 걱정하고 있다.

지난달 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대회에서 캐나다 뉴브런즈윅대의 가브리엘라 교수를 만났다. 동계스포츠를 잘 아는 그에게 인구 4만3000여 명의 평창과 인구 21만 명인 강릉의 올림픽경기장 사후 처리 문제를 이야기했더니, 그는 자기가 사는 5만8000명의 프레더릭턴 시에는 실내 4개, 실외 8개의 아이스링크가 있다면서 무슨 걱정이냐고 되물었다. 더 좋지 않으냐는 것이었다.

IOC 본부와 올림픽박물관이 있는 스위스 로잔은 13만8000명의 세계적인 명품 관광도시로, 문화 중심지이며 국제회의가 자주 개최된다. 현재 57개의 국제스포츠연맹과 기관, 50여 개의 스포츠 관련 기업, 10여 개의 교육·연구 기관과 1500명 이상의 스포츠 관련 종사자가 거주한다. 그곳에서 매년 20회 이상 주요 국제 스포츠 이벤트와 50회 이상의 스포츠 회의가 개최된다. 중국의 샤오린쓰(少林寺)가 있는 정저우(鄭州)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관광객과 무술도장이 많은 데 놀란다. 샤오린쓰를 찾는 관광객은 매년 700만 명이 넘고, 무술을 배우려고 전국에서 모여든 학생이 15만∼20만 명이나 된다. 공식 무술학원이 40곳, 사설 학원 수는 파악조차 힘들 정도로 중국 무술이 정저우 시를 명품 도시로 만들었다.

국내에도 이와 비슷한 곳이 있다. 지난 20년간 세계무술축제를 열었던 충북 충주는 2016년에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를 설립했고, 지난해와 올해 청주와 진천은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와 청소년무예마스터십대회를 개최했다. 또, 올해 태릉선수촌이 진천으로 이전했고, 충주를 중심으로 전국체육대회와 장애인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충북은 스포츠와 무예를 클러스터로 만드는 명품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포츠어코드 컨벤션 유치를 신청해 각종 스포츠 국제대회와 국제회의 등을 유치하는 전략을 세우고, 오는 2019년에 세계무예마스터십을 개최함으로써 동양의 올림픽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평창과 강릉의 문제는 바로 올림픽 유산으로, 명품 스포츠 도시를 건설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13조 원이 투입된 강원도는 그야말로 동계스포츠를 위해 최고의 인프라를 갖춘 곳이다. 이제 올림픽 성화가 전국을 누비고 있고, 후원금이 1조 원을 넘겼으며, 티켓 판매율이 50%를 넘었다. 그리고 각종 동계스포츠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고무적이다.

공자는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했다. 만일 25만 명 정도의 강릉과 평창 주민이 모두 동계스포츠를 즐긴다면, 최근의 평창 패딩 구매 열기처럼 시설이 모자라 아우성칠 수도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한 기업과 함께 기획해 만든 평창 패딩이 사회 현상으로 번지듯이, ‘평창’이란 이름을 공유한 롱패딩을 입은 전국의 패딩족이 선호하는 명품 도시로 거듭난다면 평창동계올림픽은 성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민에게 동계스포츠 종목을 교육하고, 커뮤니티 형성을 시작해 동계올림픽을 즐기도록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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