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비용 ‘눈덩이’… 2030년 16兆, 현재의 3.5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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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사회연구원 전망

2050년엔 25조원 달할 듯
건강·장기요양보험 부담 증가
‘국가책임제’추진 최대 걸림돌
통합관리·네트워크 개선 필요

정부가 ‘국가치매책임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에서 치매 치료에 지출하는 비용이 2030년이면 현재보다 3.5배로 늘어난 16조48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치매에 대한 공적 부담은 계속 증가해 2050년에는 5배 이상으로 비용부담이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재원 마련 대책을 강구해야 하며, 치매 통합관리와 네트워크 등 비효율적인 현 치매 대응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경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치매 노인을 위한 공적 책임의 강화’를 주제로 열린 ‘2017년 보건사회연구 컬로퀴엄’에서 사회가 치매에 지출해야 하는 사회경제적 비용(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 전망을 발표했다. 건강보험코호트(2002~2013)를 분석해 추계한 결과 2015년 기준 4조6550억 원인 치매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비용이 2030년에는 16조4800억 원으로 3.5배로, 2050년에는 25조6600억 원으로 5.5배까지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치매 치료 비용 단가가 올라가면 부담액은 더 커지며, 사회부담이 아닌 환자나 보호자 개인이 겪는 불편함과 기회비용 등을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 확대될 수 있다. 정 연구원은 “치매 예방정책 등으로 치매 발생률이 1% 감소할 경우 2020년에는 1500억 원, 2030년 1조6200억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며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중증화되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중돈 목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복지정책의 관점에서 본 치매 대응 체계 진단과 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국가책임제 시행 이후 무분별한 치매 진단 등 도덕적 해이와 치매 안심 요양병원 및 장기요양기관의 증가에 따른 비용부담이 증가할 것이므로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보험의 지속가능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귀령 한양대 간호학과 교수는 ‘간호학적 관점에서 본 치매 대응체계 진단과 제언’ 발표를 통해 간호인력 부족현상을 꼬집었다. 요양병원 인력의 핵심은 간호사지만, 현재 간호사 부족분이 간호조무사로 대체되면서 환자와 보호자가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현재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이 각각 치매 환자에 대해 분절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문제”라며 네덜란드의 치매 마을과 같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지역사회 네트워크 형태의 통합관리 모델을 제안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