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팔라진 美 금리인상, 정교한 정책組合 더 절실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1.25∼1.50%로 0.25%포인트 올렸다. 올 들어 3월, 6월에 이은 세 번째이자 마지막 인상이다. 내년 최소 3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도 예고됐다. 금리인상 속도가 가팔라지고, 돈줄 죄기도 가속화한다는 얘기다. 증시·노동시장 호조와 산업생산 증가에 따른 미국 경제의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다. 이로써 미 기준금리 상단이 우리 기준금리와 같아졌고, 한·미 역전 가능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우리 정책 당국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물론 한국은행도 글로벌 금리인상 추세에 따라 지난달 기준금리를 올렸다. 경기회복세에 부동산값 급등 등에 따른 많은 부작용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당장 벌어질 금리역전 발(發) 자본유출도 염려됐을 게다. 하지만 금리인상은 양날의 칼이다. 원화 강세에 기름을 부어 환율 급락으로 가뜩이나 초비상인 수출기업을 더 궁지로 몬다.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임금에 금리 인상 폭탄까지 맞게 됐으니 생사 기로에 놓일 게 자명하다. 1400조 원 가계부채도 큰 걱정이다. 나랏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도 만들려는 새 정부 경제정책에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즉각 “시장 변화를 시시각각 확인하는 등 선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가계와 기업에 부담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일단 경제정책의 양대 축인 기획재정부와 한은의 발 빠른 대응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제부터다. 정교한 재정·통화·환율 정책조합(組合·policy mix)이 더 절실해졌다. 하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적절한 균형점이 어디냐를 놓고 늘 논란이 일기 때문이다. ‘현 경기회복세는 일시적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로, 한은의 금리인상은 다소 빨랐다’는 KDI의 최근 진단이 단적인 경우다. 정부 진단대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훨씬 더 커졌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간 조화와 긴밀한 협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