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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29일(金)
땀 흘리는 겨울 없이 공 잘 맞는 봄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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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와 함께라면… 매섭게 차가운 날이어도 좋다. 그대와 함께라면 봄을 지나 겨울이 와도 좋다. 2017년 작. 김영화 화백
한 단톡방에서 ‘나의 2017년 골프를 결산하다’라는 제목으로 대화 창이 열렸다. 자신의 한 해 골프를 돌아보는 단체 대화방엔 신기하게도 골프에 대해 만족한다는 글이 거의 없었다.

“때려치우겠다” “뜻대로 안 돼 성질을 버릴 것 같아서 포기하겠다” “내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시간과 돈 낭비란 생각이 든다” 등등의 글들이 쏟아졌다. 간혹 올겨울에 기본기부터 다듬어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신선한 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부정적인 글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분명 이들 중 십중팔구는 내년 시즌에 다시 골프장을 찾는다는 점이다. 불평불만은 있지만 개선되지 않은 채 다시 필드에 서 똑같은 말을 입에 담을 것이다. 골프 연습만큼 실행하기 어려운 것도 없다. 추운 겨울 그냥 안방에서 골프채널을 시청하다 봄이 되면 행여나 하는 기대감으로 골프장으로 향한다. 볼이 잘 맞을 리 만무하다.

요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이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역대 개인 한 시즌 최다골을 갈아 치우면서 아시아 최고 스타를 넘어 프리미어리그 베스트11까지 올랐다. 손흥민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이 잘한 것은 아니다. 조기 유학을 통해 기본기를 갖췄고, 꾸준히 훈련한 결과다. 손흥민 아버지의 축구 철학이 함께 빛을 냈다. 손홍민 아버지는 혹독한 연습량과 기본기를 주문했다. 손흥민 아버지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길 한 적이 있다. “대나무가 땅 위에 싹을 틔우려면 땅속에서 5년 동안 뿌리를 내려야 한다. 그렇게 제대로 땅속에서 자리를 잡은 뒤에 올라오면 하루에 70㎝씩 자라는 것이 대나무이다.” 기본기와 훈련이 중요함을 강조했기에 아들을 지금의 세계적인 선수로 기를 수 있었다.

매미도 마찬가지다. 5년, 13년, 17년 동안 땅속에 있다가 그 뜨거운 여름 가장 좋은 날씨에 땅을 뚫고 나와 28일 동안 울다 일생을 마친다. 그 힘찬 소리를 내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린다.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는 말이 있다. 어디에도 대가 없는 결실은 없다. 노력하지 않고 좋은 결과만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기본기는 무시한 채 좋은 성적을 바라는 것 역시 골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충분하게 연습하고 기본기를 닦았을 때 비로소 하루에 70㎝씩 자라는 대나무가 될 수 있다.

내년 봄 한껏 성장한 자신의 샷과 성적을 원한다면 당장 연습장으로 가야 한다. 스윙뿐만이 아니라 웨이트트레이닝까지 겸하면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손흥민의 영광 뒤에는 5년간 뿌리 내리기 위해 피땀을 흘린 과정이 있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골프는 오늘을 만족하기 위한 운동이 아니다. 내일, 그리고 또 다른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게 골프의 정도라는 걸 2018년엔 반드시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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