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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8 신춘문예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02일(火)
이론에 대한 과도한 의존 없이 대상 바라보는 점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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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평론가인 서영채 서울대 교수가 2018 문화일보 신춘문예 평론 응모작을 심사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평론 심사평

나름의 수준을 갖춘 응모작들 중에서 최종 검토의 대상이 된 것은 다음 네 작품이었다.

김도형 씨의 임솔아론, ‘유리의 잔해로 쌓아올린 모순의 바리케이드’는 일상 언어와 시적 언어의 차이에 대해 알기 쉽게 이야기하는 서두가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그 뒤로 이어지는 임솔아 시에 관한 논의는, 서두의 그 멋진 논리와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둘 중 하나는 포기했어야 했던 게 아닌가 싶다.

김민정의 시 세계의 변모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 신수진 씨의 ‘파괴와 생성의 변증법으로서 자기유사성의 형상화’는, 김민정의 시적 흐름을 설명하기 위해 집어넣은 프랙털 구조가 이상했다. 김민정의 시집 세 편을, 글의 초두에 간추려진 여성과 몸 시학의 계보 위에 올려놓는 편이 좀 더 나은 선택이었겠다. 억압당한 여성의 몸에 입을 달아준 시인들의 모습과 그들 간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맥락이, ‘자기유사성’의 논리보다 좀 더 궁금했다.

진기환 씨의 김성중론 ‘신이 떠난 시대의 참회록’은 차분하고 단정한 문장이 인상적인 글이었다. 카인의 행위에 대한 신의 책임을 묻는 이야기로 시작돼 책임과 윤리의 문제가 글 전체의 프레임이 된다. 그런데 김성중의 작품을 위해 마련된, 신이 떠난 시대와 마조히즘이라는 틀은 너무 크고 무거운 갑옷으로 보였다.

송민우 씨의 황정은론 ‘단지 조금의 빛’이 상대적으로 돋보였던 것은 이론에 대한 과도한 의존 없이 대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는 사람다운 삶에 대해 숙고했던 황정은 작품들의 이런저런 면모들을 상기시키면서 공감할 만한 독후감들을 이어나간다. 필요할 때마다 이론들을 조금씩 가져다 쓴다. 이 경우 이론은, 시야 전체를 지배하는 안경이 아니라 핀셋이나 드라이버 같은 도구이다. 더러 손에 익지 않은 도구의 사용 같은 약점도 없지 않으나, 문학을 바라보는 시선의 확고함과 글 전체의 안정된 흐름이 중심에 버티고 있어 신뢰가 갔다.

심사위원 서영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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