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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04일(木)
“KBO 사무총장 공모”… 되레 ‘外風’ 시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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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신임 총재 취임식서
“선택 범위 넓어지는 장점”

야구계 “요식행위 불과하며
자율·독립성 스스로 훼손”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임 총재가 3일 취임식에서 “사무총장 공모제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개모집은 선택 범위를 넓힐 수 있고, 능력 있는 인물을 뽑을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풍’ 논란이 불거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KBO의 독립성,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BO 규약에 ‘사무총장은 총재의 제청에 의하여 이사회에서 선출한다’고 규정돼 있기에 공모제의 절차적 하자는 없지만, 1981년 출범한 KBO에서 공모를 통해 사무총장을 선임한 사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정 총재는 지난해 11월 29일 추대됐고, 12월 11일 선출됐다. 하지만 신임 사무총장은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발탁 과정이 순조롭지 않다’ ‘특정인을 사무총장으로 염두에 뒀다’는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정치권이 사무총장 선임에 개입하고 있다는 풍문도 전해지고 있다. 정 총재가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 현 여권과는 거리가 있는 만큼 사무총장에는 여당이 자기 사람을 심으려 한다는 것이다. 또 프로야구단 고위관계자 출신이 유력한 사무총장 후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사장단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일부 멤버가 과거 ‘동료’였던 이 인사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기에 야구계에서는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고 요식행위로 공모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 인사 ‘민원’에 시달린 정 총재가 외부 압력을 차단하기 위해 공모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등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야구계 인사는 “어쨌든 공모제는 자격 요건에 따라 지원자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 37년간 시행하지 않던 공모제가 나온 배경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 총재는 사무총장 선임과 관련, “외부의 입김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부에서 사무총장을 데려오는 것 자체가 ‘외풍’ 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모제 역시 마찬가지다. 한 야구계의 원로는 “KBO는 과거 낙하산 총재, 사무총장으로 인해 지탄을 받았고 전직 2명의 사무총장이 KBO 직원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비로소 독립성, 자율성을 확보했다”면서 “그런데 다시 외부에서 사무총장을 영입하겠다는 건 독립성과 자율성을 스스로 훼손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구단의 ‘후원’에 의해 사무총장이 선출된다면 KBO가 10개 구단에 휘둘릴 가능성은 커진다. 정 총재 역시 야구계 출신이 아니기에 외부 인사 체제가 되면 구단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질 수 있고, 구단의 이해관계에 KBO가 끌려갈 수 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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