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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김만권의 멘털 노트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08일(月)
‘일파만파’는 잊고 ‘ 첫 홀 첫 샷’ 철두철미하게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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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첫 단추를 채우듯

후기 정보보다 초기 정보에
훨씬 더 영향 받는‘초두효과’

스트레칭 후 프리샷루틴 필요
첫 홀의 샷감으로 18홀 계획


주말 골퍼 중 첫 홀의 스코어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다. 첫 홀의 스코어는 ‘화면조정시간’이라며 ‘올 파’로 얼버무리며 넘어간다. 그러다 보니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가기 전 스트레칭도 거르고, 무심코 첫 티샷을 하는 경우가 많다. 첫 홀은 연습이니 적당히 몸이나 풀면 된다는 생각이다. 친한 동반자들과 라운드할 땐 더욱 그렇다. 이런 자세를 지적하는 이는 없다. 으레 ‘그러려니’ 하며 넘어간다. 오히려 첫 홀부터 집중하는 사람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골프 실력을 기르고 타수를 줄이고 싶어 하는 골퍼라면 이런 자세는 삼가야 한다. 물론 골프 기량 향상이나 타수에 연연하지 않고 단순히 골프를 즐기고 싶다면 상관없다.

로 핸디캐퍼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라. 행동이나 마음가짐이 다르다. 첫 홀을 출발하기 전부터 철두철미하게 준비한다.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가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은 기본이고 다양한 종류의 클럽으로 ‘프리 샷 루틴’을 하며 컨디션을 점검한다. 몸의 움직임, 리듬감, 클럽을 잡은 손의 느낌을 유심히 살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로 핸디캐퍼는 결코 첫 홀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첫 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첫 홀에서의 드라이버 샷, 아이언 샷, 퍼터를 통해 18홀을 계획한다.

더 섬세하고 치밀한 로 핸디캐퍼는 첫 티샷인 드라이버 샷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첫 티샷은 정말 어렵다. ‘잘 쳐야지’하는 기대감, ‘지난번과는 다르게 잘 쳐야 하는데’라는 부담감, 혹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라는 긴장감 등이 혼재된 상태에서 첫 티샷을 하기 때문이다. 프로에게도 첫 티샷은 쉽지 않다.

1960∼1980년대 세계 골프계를 석권했던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첫 홀 첫 샷이 잘되면 그날 라운드가 잘 풀린다”고 말했다. 니클라우스는 1986년까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71회 우승을 거뒀다. 샘 스니드(미국)의 82승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최다승이다. 니클라우스는 천부적인 재능과 힘, 예민함을 갖췄으며 그 어떤 압박도 견딜 수 있는 조절능력 및 평정심을 지닌 선수로 이름을 떨쳤다.

첫 샷의 중요성은 심리학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정보처리 이론에 의하면 사람들은 정보를 처리할 때 후기 정보보다 초기 정보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이것을 초두효과(primacy effect)라고 하는데, 심리학자 솔로몬 애시(폴란드)의 실험에서 잘 입증되고 있다. 그는 실험에서 피험자에게 어떤 사람을 묘사하는 여섯 가지 형용사를 듣고 그 사람을 평가해 보라고 했다. 한쪽 피험자들은 “영리하다, 부지런하다, 충동적이다, 비판적이다, 고집불통이다, 시기심이 강하다”는 말을 듣고 평가했다. 다른 피험자들은 “시기심이 강하다, 고집불통이다, 비판적이다, 충동적이다, 부지런하다, 영리하다”로 순서가 바뀐 형용사 목록을 들었다. 긍정적인 내용을 먼저 들었던 집단의 피험자들은 부정적인 내용을 먼저 들었던 피험자들에 비해 소개받은 인물을 훨씬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초기 정보의 중요함을 설명하는 실험이다.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다. 첫 홀, 첫 티샷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처음은 매우 중요하다. 소개팅할 때, 입시나 입사를 위해 면접할 때, 자신이 내보일 수 있는 최상의 모습을 준비하는 것도 첫인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처음’이란 결단코 간단치 않다. 처음이란 개념은 많은 의미와 느낌을 담고 있으며, 또 많은 것을 시사한다.

대학 진학을 위한 수험생들에게 1지망 학과가, 사회로 첫걸음을 내딛는 취업준비생에게 첫 직장이, 그리고 큰 기업을 꿈꾸는 이의 첫 사업이 그렇다.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되고 조급하게 대해서도 안 된다. 처음에 틀어지면 제자리를 찾기까지 한참을 헤매야 한다. 시간과 비용의 대가는 물론 육체적·심적 대가도 지불해야 한다. 처음이라 연습 삼아, 혹은 설렘 반 두려움 반의 복잡한 심정으로 얼떨결에 임했다면 과감하게 태도를 바꿔야 한다. 매사에 치밀하고 철두철미하게, 신중하고 진지하게, 최선을 다해 첫 단추를 끼워야 한다.

심리학 박사·연우심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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