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재 풀어라” 北대사 두달째 관저 농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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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中에 核·경제 분리 강력 요구”
베이징 고위 외교소식통 밝혀

北, 中 제재동참에 경제난 가중
관계회복·교역 정상화 등 요구

북한이 중국에 북핵 개발과 북·중 경제 관계의 분리 대응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탈출 전략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재룡(사진) 주중 북한 대사는 미온적 반응을 보이는 중국 당국의 행보에 반발해 사실상 외부 활동을 전면 중단한 채 2개월째 베이징(北京)의 대사관에서 ‘항의성 칩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베이징의 고위 외교 소식통은 “북한 정권이 중국 당국에 북핵 문제와 경제를 분리해 대응할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것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북한은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전통적인 조·중 우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양국의 무역 관계는 북핵 문제에서 따로 떼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북한은 이를 통해 과거 우호적인 조·중 관계 회복과 교역 정상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의 반응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중국은 아직 제재와 압박수위를 낮추는 결정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분리 대응은 지난해 9월 3일 6차 핵실험과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등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중국이 동참하면서 가중된 경제난에서 탈출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사실상의 핵보유국 인정 및 대북제재 이탈 요구인 셈이다.

현재 지 대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지침에 따라 중국 당국과 관련된 일체의 외부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대사관에 머물고 있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중국에 대해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대중 관계를 단절할 수도 있다는 무언의 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대사는 지난해 12월 13일 문재인 대통령 방중 첫날에 열렸던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북 특사였던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방북한 지난해 11월 17일 쑹 부장을 베이징의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배웅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