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정부 입장’ 발표>野 “조율없는 정부 발표 시장 혼란만 부추겼다”

‘규제반대’ 靑청원 20만 육박
여론조사선 폐쇄찬성 42.6%

정부가 15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방안에 대해 한발 물러선 것은 지지층 이탈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런 우왕좌왕이 시장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련 논란에 대해 “법무부가 지난 11일 가상화폐 거래를 사실상 투기·도박이라고 규정하고 시장을 폐쇄해야 한다고 해 시장에 커다란 충격과 혼란을 안겼다”며 “아무 조율이 없었다면 성급히 정책을 발표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하고 조율이 있었다면 청와대가 직접 책임지고 해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아니면 말고 식의 ‘간 보기’ 정책은 사회 혼란만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앞서 박 장관의 최초 발언 이후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치고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7시간여 만에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수위를 낮춘 바 있다. 당시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000건이 넘는 반대 의견이 올라왔고, 이후 매일 관련 청원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 투자자 중 문재인 정부 지지층인 20∼30대 비중이 높은 점이 청와대와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기반 이탈이라는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높아진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한 가상화폐 규제반대 청원 글은 18만6000명의 참여자가 몰렸다. 청와대는 참여자 20만 명이 넘을 경우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한편 리얼미터가 지난 12일 CBS의 의뢰로 전국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에 따르면 ‘거래소 폐쇄에 찬성한다’는 의견 42.6%, ‘폐쇄에는 반대하지만 규제는 필요하다’는 의견 35.6%, ‘폐쇄와 규제 모두 반대한다’는 의견 12.1%, ‘잘 모름’ 9.7%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응답자의 78.2%가 가상화폐 규제에 동의하지만, 거래소 폐쇄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다소 높은 결과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