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 보코하람 여학생 납치와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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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페미니스트 엘레베
17일 수요집회 참석 위해 방한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2014년 나이지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여학생 집단 납치 사태와 유사합니다.”

나이지리아 페미니스트 메르비스 이페오마 엘레베(26·사진) AHI(Action Health Incorporated) 컨설턴트 프로그램 매니저는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영학관에서 문화일보 기자와 만나 “수백 명의 소녀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납치됐다는 점에서 위안부 문제나 보코하람 여학생 납치는 비슷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 엘레베 매니저는 “정부는 피해자들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므로, 그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3차 이화 글로벌 임파워먼트 프로그램(EGEP) 참석차 방한한 그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오는 17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동참하기로 했다.

엘레베 매니저는 “납치 당시 구출된 소녀 중 126명은 임신하거나 아이를 낳은 상태였지만, 정부는 피해자 심리상담이나 경제적 지원 등의 조처를 하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냈다”며 배상과 피해자 지원 측면에서도 여학생 납치 사건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엘레베 매니저는 나이지리아에 성교육을 도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10여 년 전 그를 포함한 9명의 팀원이 건강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거나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 2008년 성교육 도입 승인이 났지만 보수적인 나이지리아 사회 특성상 ‘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해 ‘가족생활과 건강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교육하고 있다.

엘레베 매니저가 일하는 AHI는 나이지리아 젊은이들에게 성 관련 상담 등을 해 주는 비영리단체다. 엘레베 매니저는 14세 때 외삼촌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AHI에서 상담을 받았고, 그 이후 15세 때 이미 동급생들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엘레베 매니저는 “페미니즘은 동등하게 교육받고, 사회에 참여하고, 건강을 돌볼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며 “어느 나라나 여성 인권 문제는 비슷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글·사진=김현아·이희권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