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혼돈>로펌들, 가상화폐 特需 “블록체인이 블루오션”

법률·비즈니스 등 폭넓게 조언

문재인 정부가 가상화폐 대응 과정에서 부처 간 불협화음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여 오히려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변호사업계는 법률 서비스가 필요한 블루오션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특히 법원·검찰청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 일대 로펌들은 2016년 말부터 진행돼온 국정 농단 수사와 적폐 청산 수사에 이은 ‘가상화폐 특수’에 들썩이는 모양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형 로펌을 중심으로 기존 금융·핀테크팀을 확대 편성하거나 각국의 가상화폐 규제 정책 사례 등 관련 세미나를 기획, 가상화폐 법률 수요에 발 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블록체인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오양호 대표변호사의 진두지휘 아래 파트너 변호사 17명과 30여 명의 전문가가 가상화폐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태평양 관계자는 “향후에도 정부 정책 방향·시장 요구 상황 등을 고려하고 가상통화 및 블록체인과 연계된 전체 산업 사이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종합 법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법무법인 세종이다. 세종 역시 암호화폐 TF를 발족, 가상화폐 관련 형사범죄를 담당하는 이용성 변호사를 필두로 조정희 변호사가 간사를 맡았다. 세종 관계자는 “특히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 관심을 갖고 많은 문의를 하고 있다”면서 “가상화폐를 활용한 해외 송금, 가상화폐 공개나 거래소 설립 등 가상화폐·블록체인 비즈니스와 관련해 폭넓은 조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도 외국 변호사 및 회계사·변리사 등 30여 명 규모의 TF를 구성,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및 블록체인협회의 자율규제안에 대한 조언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 온라인 카페 등에서도 “가상화폐 법률 자문이 필요하다”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가상화폐 시세조종 처벌 규정은커녕 거래소를 개설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가상화폐 공개에 대한 법령조차 없다 보니 관련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