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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창올림픽 G-21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9일(金)
가볍고 탄탄… 공기저항·마찰력 뚫고 150㎞ ‘쾌속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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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1초의 승부…‘최첨단 과학 기술’로 무장한 썰매

- 봅슬레이
내구성 강한 탄소섬유로 제작
차체는 이음새 없는 ‘일체형’
강철로 된 썰매날 630㎏ 견뎌
세계 자동차 업체 경쟁 치열

- 스켈레톤
엎드려 타며 브레이크 없어
골조는 강철…판은 유리섬유
핸들은 사람의 ‘갈비뼈’ 모양
윤성빈 ‘맞춤형 썰매’로 상승

- 루지
포드·러너로 구성… 누워 타
탄소 소재 플라스틱으로 제작
신발·바지 연결 일체형 유니폼
추진력 위해 납 넣은 조끼 착용


동계스포츠는 장비를 활용해 경쟁하기에 장비는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다.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장비의 기술과 소재는 최첨단을 달린다. 그리고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해 세계적인 기업이 동계스포츠 장비 개발에 팔을 걷어붙인다. 동계올림픽이 최첨단 과학기술의 경연장에 비유되는 이유다. 4년간 흘린 피땀은 초일류 장비를 만나야 빛을 볼 수 있다.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의 썰매는 포뮬러 원(F1)의 경주차에 해당한다. 썰매가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 제작됐느냐에 따라 0.01초의 희비가 갈린다. 순위, 메달 색깔에 썰매가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봅슬레이=봅슬레이 썰매는 2인승이 1억5000만 원, 4인승은 2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비싼 이유는 있다. 최고 속도 150㎞에 달하기에 봅슬레이 썰매는 중력과 공기 저항, 마찰력, 그리고 경기장마다 다른 코스 등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 제작된다.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인 BMW, 맥라렌, 페라리, 그리고 한국의 현대자동차까지 봅슬레이 썰매 제작에 뛰어들어 치열한 장외 경쟁을 펼친다. BMW는 100년 전부터 봅슬레이 썰매를 제작해왔으며 미국 대표팀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 대표팀은 슈퍼카 제작업체인 맥라렌이, 이탈리아 대표팀은 자국 자동차 업체인 페라리가 썰매 제작을 책임진다. 역대 동계올림픽 봅슬레이에서 21개 메달(금메달 10, 은 5, 동 6)을 획득해 1위를 달리는 독일은 스포츠장비연구소에서 대표팀의 썰매를 조달한다.


봅슬레이는 선수와 썰매의 무게를 합쳐 4인승 기준으로 630㎏을 넘을 수 없다. 따라서 강력하면서도 가벼운 재질로 제작해야 한다. 그래서 탄소섬유를 주로 활용한다. 탄소섬유는 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가늘지만, 쇠보다 1000배나 단단하다. 1000도 이상의 온도에서도 거뜬하게 버티는 내구성을 자랑한다. 강하게 부딪혀도 깨지지 않는다. 최근엔 특수 탄소복합소재를 넣은 썰매도 상용화됐다.

봅슬레이 썰매는 보디(차체), 섀시(골조) 그리고 러너(썰매 날)로 구성된다. 보디 제작을 위해 ‘윈드터널’이 동원된다. 지름 7m가량의 거대한 선풍기로 바람을 일으키고, 바람이 썰매를 어떻게 타고 넘는지를 전산유체역학적으로 수치화하는 테스트를 수없이 실시한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보디는 주물이 아니라 수작업으로 만들며 이음매 하나 없는 일체형이다.

섀시는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코스 구성에 따라 섀시를 다르게 제작할 필요가 있다. 선수들은 보통 무게중심이 낮을수록 안정감을 느끼지만, 코너를 돌 땐 무게중심이 위에 있는 것이 유리하다. 직선 주로가 많다면 길고 무게중심이 낮은 썰매가 유리하고, 곡선 구간이 많다면 짧고 무게중심이 높은 썰매가 적합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썰매 경기가 펼쳐질 평창알펜시아슬라이딩센터의 경우 총 16개 커브 구간이 있고, 특히 9번째 커브는 회전 각도가 10도 안팎에 이르러 속도가 시속 120㎞에서 100㎞ 정도로 떨어질 만큼 급하게 꺾인다. 그리고 직선주로인 것처럼 보이지만, 미세하게 좌우로 휜 구간이 많다. 이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자들은 무게중심을 높게 설정한 썰매를 선택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러너는 타이어에 해당한다. 러너는 최대 630㎏이나 되는 썰매 무게와 4기압이 넘는 압력을 견뎌야 하기에 강철로 만들어진다. 날씨에 따라 굵기가 다른 러너를 사용한다. 영하의 기온일 땐 얇은 날, 영상일 땐 두꺼운 날을 사용한다. 날씨가 따뜻하면 얼음 표면이 녹고, 날이 얼음 속으로 박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최대 100개 이상의 러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 대표팀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까지 30여 종의 날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스켈레톤=봅슬레이와 달리 썰매 차체와 브레이크가 없다. 썰매에 엎드려, 즉 머리와 얼굴이 앞을 향한 자세로 레이스를 펼친다. 최고 시속 150㎞까지 올라간다. 머리가 앞으로 향하기에 체감속도는 더 높다. 스켈레톤은 썰매 종목 사상 한국의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이 유력한 종목이다. 윤성빈(24·강원도청)이 유력한 우승 후보. 세계랭킹 1위이며, 올 시즌 월드컵에 7차례 출전해 5회 우승, 2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윤성빈의 급성장에 ‘맞춤형 썰매’가 큰 영향을 미쳤다. 대표팀의 장비 담당 리처드 브롬리(영국) 코치는 썰매 제작 전문가이며 윤성빈의 체중(90㎏)과 체형, 스타일 등을 빠짐없이 고려해 윤성빈을 위한 썰매를 제공했다.

스켈레톤 썰매는 몸체인 보디와 날인 러너로 구성된다. 보디 길이는 80∼120㎝이며 폭은 제한이 없다. 썰매의 골조는 강철이며 선수가 엎드리는 부분은 유리섬유로 제작된다. 보디에는 선수들이 붙잡는 핸들과 충격을 완화하는 범퍼가 앞뒤로 붙어 있다. 핸들은 사람의 갈비뼈를 연상시키는 모양인데, 스켈레톤(해골)이라는 명칭이 여기에서 유래했다. 핸들을 포함한 썰매의 높이는 8∼20㎝로 제한된다. 범퍼는 썰매 골조에 붙어 있다. 앞범퍼는 지름 12㎝ 이상, 뒤범퍼는 지름 8㎝ 이상이어야 한다. 썰매의 무게는 남자 42㎏, 여자 35㎏ 이하여야 한다.

러너는 칼날 모양인 봅슬레이, 루지와 달리 지름 1.65㎝의 파이프 형태다. 얼굴이 앞을 향하기에 칼날 형태의 러너는 얼음을 파고들어 얼굴, 벽에 큰 상처를 남길 수 있어 스켈레톤에선 쓸 수 없다. 러너는 강철로 제작되며 아랫부분엔 미세하게 홈 2곳을 만든다. 홈은 러너와 트랙 표면의 마찰을 유도해 방향 전환을 돕는다. 러너 온도도 신경 써야 하는 부분. 언제나 4도로 맞춰야 하며 이물질을 바르는 행위는 금지된다. 또 러너와 러너 사이 간격은 34∼38㎝여야 한다. 봅슬레이와 달리 스켈레톤 썰매는 1개의 러너만을 사용한다. 러너 한 쌍의 가격은 200만 원, 썰매 1대는 2000만 원 수준이다.

◇루지=스켈레톤처럼 차체와 브레이크가 없다. 스켈레톤과는 반대로 썰매에 누워, 즉 발이 앞으로 향한 자세로 질주한다. 신발과 바지는 지퍼로 연결된 ‘일체형’이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루지 썰매는 몸체인 포드와 러너로 이뤄진다. 포드는 나무나 유리섬유, 탄소 소재 플라스틱으로 제작된다. 포도는 공기저항을 줄여야 하기에 얇은 형태지만, 선수의 체중을 견뎌야 하기에 무척 단단하다. 1인승 포드의 폭은 55㎝, 높이는 12㎝, 무게는 21∼25㎏이어야 한다. 포드의 길이엔 제한이 없다. 2인승의 폭은 55㎝로 1인승과 같지만 높이는 17㎝ 이하, 무게는 25∼30㎏으로 제작된다.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수들은 납을 넣은 조끼를 입는다. 남자 1인승은 13㎏, 2인승과 여자 1인승은 10㎏을 넘을 수 없다.

러너는 포드와 같은 재질로 제작되지만 러너를 포드에 연결하는 브리지, 러너가 얼음에 닿는 부분은 강철이다. 러너의 전체 폭은 2.5㎝∼5㎝, 길이는 120㎝ 이하여야 한다. 러너의 높이는 8㎝ 이하로 규정돼 있다.

경기를 앞두고 손상을 입은 경우를 제외하곤 러너를 교체할 수 없다. 루지 썰매 1대 가격은 1000만 원 안팎이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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