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밀무역 中선박 쫓고 北가상화폐 추적… 전방위 北옥죄기

WSJ “당국, 中선박 6척 추적
식별장치 끄고 北입출항 확인”

재무부 “北불법자금조달 조사
가상화폐도 주요한 초점 될 것”

미국 정보당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가 금지한 북한산 석탄을 은밀하게 밀수해온 중국 선박 6척을 집중 추적해온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특히 중국 선박들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피하기 위해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끄고 북한에 입·출항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 재무부는 광범위한 북한의 불법 수익원에 대한 집중 추적 강화에 들어갔다. 조사대상에는 가상화폐도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정권으로 향하는 ‘돈줄’을 직접 차단하는 것뿐 아니라, 북한의 가상화폐 활용과 사이버 절도까지도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면서 전방위로 북한을 옥죄는 압박 작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 중국 선박 6척이 자동선박식별장치를 끈 상태로 북한을 입·출항하면서 석탄을 밀수입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선박은 글로리 호프 1과 카이샹(Kai Xiang)·신성하이(Xin Sheng Hai)·위위안(Yu Yuan)·라이트하우스 윈모어·삼정 2호 등으로, 미국 정보당국은 위성을 통해 이들의 불법 활동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인이 소유한 글로리 호프 1호는 지난해 8월 5일 북한에 대한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 2371호가 통과된 직후 파나마 깃발을 달고 서해-대동강을 거쳐 북한 송림항에 입항했다. 8월 7일 송림항에서 석탄을 실은 뒤 중국 쪽 해안으로 나왔다. 북한을 드나들면서 AIS를 껐다. 카이샹호는 지난해 8월 31일 AIS를 끈 채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실었다. 이틀 뒤 홍콩을 거친 뒤 베트남 깜빠항에서 석탄을 하역했다. 미국은 지난해 이들 선박을 포함해 중국 선박 10척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중국이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이들 선박은 최종 단계에서 제외됐다.

미국은 북·중 밀무역뿐 아니라 북한의 가상화폐 해킹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시걸 맨델커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은 17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조달방지(CFT) 대응책을 통해 북한의 불법적 자금조달 흐름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북한의 불법 자금조달 문제를 집중 추적하고 있으며, 가상화폐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맨델커 차관은 “가상화폐도 북한이 시도해온 다른 수단들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주요 초점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가상화폐 환전상들에 대해서도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