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도 중국인의 한국라면 사랑 못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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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對中수출 1억달러 돌파
전체 수출액 3억8100만달러
각국 고유의 입맛 겨냥 주효

농심, 오뚜기, 삼양, 팔도 등 한국산 라면의 감칠맛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도 가볍게 뛰어넘었다. 대(對)중국 라면 수출이 처음 1억 달러를 넘어선 것을 비롯해 지난해 라면 수출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하며 기염을 토했다. 라면 수입액과 비교하면 약 100배에 달한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3억8100만 달러(약 4068억6990만 원)로 전년 대비 3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2억1900만 달러)과 견주면 74.1% 늘어난 규모다.

김윤식 관세청 통관기획과장은 “2015년 이후 라면 수출액이 매년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며 “지난해 라면 수입액인 386만 달러와 비교하면 98.8배 규모”라고 말했다.

지난해 라면 수출국은 중국(27.1%), 미국(10.8%), 일본(6.7%), 대만(5.5%), 태국(5.0%) 순으로 파악됐다. 대 중국 라면 수출액은 1억317만 달러를 기록, 1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5년에 3877만 달러에서 2년 만에 166% 증가했다. 사드 영향에도 불구, 매운맛과 고품질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1900만 달러를 기록한 태국도 2015년과 비교해 675.2% 늘었다.

라면 수출이 쾌조를 보이는 것은 각국의 고유한 입맛을 겨냥한 마케팅 노력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경우 맵고 강한 맛, 일본은 간장·된장 맛, 인도네시아는 매콤·짭조름한 맛 등에 맞춰 현지화한 것과 동남아는 볶음, 북미는 비빔 라면 등으로 조리 방법을 다양화한 게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김 과장은 “각국 소비자의 기호를 고려해 경쟁국 제품과 차별화한 시도와 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가 세계인이 즐겨 먹는 K-푸드이자, 간판 수출 상품으로 올라선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