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땐 마스크 ‘KF 80 이상’ 필수 농도 높으면 차안·실내서도 착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군 발암물질’미세먼지 대응 건강관리법

아이들에겐 반드시‘아동용’
폐기능 나쁘면‘방역용’안돼

교통 혼잡땐 자동차문 닫고
‘내부순환’모드 외부공기 차단

영유아·임산부·천식환자는
면역력 약해 특히 주의해야

주로 봄철에 많았던 미세먼지가 최근에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면서 어느 때보다 건강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중국과 국내 산업단지, 자동차 배기가스, 난방 등에 의해 대기를 가득 메우는 미세먼지의 농도를 확인하는 일은 이제 ‘일상사’가 됐다. 발암물질로 규정된 미세먼지에는 대개 질산염, 황산염, 암모늄 등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 각종 유해물질이 농축된 미세먼지는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몸에 축적돼 각종 염증과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만성기관지염, 폐렴, 폐암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사람 머리카락 지름(약 70㎛)과 비교해 7분의 1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3년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IARC)가 시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대기오염, 특히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한 바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호흡기계·심혈관계 질환 및 암 발생 증가 외에도 뇌혈관 질환, 신경 퇴행성 질환, 당뇨, 임산부의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 증가까지 초래할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보건 마스크’ 착용 = 먼저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 대기오염 관련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는 미세먼지 현황을 파악하고 농도가 ‘나쁨’ 이상이면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외출 시에는 ‘보건용 마스크’가 도움이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KF(Korea Filter)’ 인증받은 제품이 효과적이다. ‘KF80’ ‘KF94’ 등급은 각각 미세입자를 80%, 94%까지 차단한다는 의미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3일 “KF 뒤에 붙은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이 잘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직물이 너무 촘촘하면 숨쉬기가 불편하므로 일상생활에서는 KF80 정도가 활동하기에 가장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아이들이 성인용 마스크를 쓰면 뜨거나 헐렁해서 효과가 떨어지므로 얼굴 크기에 맞는 아동용으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착용해도 활동량이 많으면 호흡량도 늘어나 미세먼지 유입량이 증가하는 만큼, 가급적 야외활동이나 운동 등은 피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호흡기 외 피부 등을 통해서도 체내 유입이 가능하다. 미세먼지가 심한 경우 계절에 관계없이 긴 옷과 선글라스, 보안경 등의 착용이 권장되는 이유다.

간혹 ‘방역용 마스크(N95)’를 착용하는 때도 있는데, 폐 기능이 많이 저하된 환자들이 방역용 마스크를 착용하면 호흡곤란 악화나 저산소혈증, 고이산화탄소혈증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COPD 환자의 경우 마스크 착용이 오히려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2~3기의 임산부도 마찬가지이므로 마스크 착용에 신중해야 한다. 외출 전 미리 마스크를 착용해 보고 호흡곤란, 두통,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즉시 벗어야 한다.

◇실내에서도 미세먼지 주의 = 실외뿐 아닌 실내에서도 깨끗한 공기 질을 유지하기 위해 취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외출 후 귀가 시에는 옷과 몸에 묻은 먼지를 털고 바로 세수, 샤워 등을 통해 몸에 묻은 먼지를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에는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행위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어 가급적 공기청정기를 이용해 공기를 순환하도록 하는 게 좋다. 자동차 내부에 있다고 안심해서도 안 된다. 차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브레이크를 계속 밟으면 타이어와 도로 면이 마찰하면서 초미세먼지가 발생하는데, 교통이 혼잡한 날에는 외부 공기 통로를 통해 안으로 들어온다. 교통이 혼잡할 때는 차 창문을 닫고 ‘내부순환’으로 전환하는 게 좋다. 지하철도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그동안 지하철 열차 내 공기 질이 점차 개선됐지만, 강한 열차 풍에 의해 이끌려온 터널 안의 미세먼지가 출입문이 열릴 때 실내로 들어와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열차 안에서도 사람들의 옷에서 미세먼지가 나올 수 있다. 의류와 섬유제품들에 붙어 있다가 날아다니게 되는 미세먼지 양이 적지 않다. 감염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만원 지하철에서 기침할 경우,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날아다닐 수도 있다. 특히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거나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기간에는 지하철 내부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권장된다.

◇만성질환자는 특히 주의 = 영·유아를 비롯한 소아(15세 이하)와 어르신(65세 이상), 임산부, 천식 환자, 호흡기질환자, 또는 심·뇌혈관질환자의 경우 같은 미세먼지에 노출되더라도 건강 피해가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미세먼지 예보등급이 ‘보통’이라도 몸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땐 주의해야 한다.

소아는 폐가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않아 미세먼지 노출에 취약하다. 어르신은 호흡기계의 노화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미세먼지에 취약한 기저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아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호흡기질환자는 주로 실내에서 지내고 부득이 외출할 때는 치료 약물을 소지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6주까지도 영향이 지속될 수 있어 기존 호흡기질환 치료제도 착실히 복용해야 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