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통합파 설득·호남배제론 불식… 安·劉 ‘광주행’

경제정책 간담회 후 공동회견
“지역감정 선동 과거정치 탈피”
국민의당 당무위‘징계안’취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23일 양당의 공식 통합선언 후 처음으로 함께 광주를 방문,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 순회 방문의 첫 지역으로 광주를 선택한 것은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 반통합파를 겨냥하는 한편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통합의 명분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두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에서 민생경제 정책 간담회와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은 중요한 역사 현장에서 물줄기를 터줬고 개혁의 선두에 있었다”며 “영호남 통합 국면에서 호남의 지지를 믿는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당내 반통합파가 시도하는 건 ‘더불어민주당 2중대’의 길”이라며 “통합 정당은 자유한국당과의 2단계 통합도 배제하고 제대로 된 야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보수의 심장이라는 대구·경북에서 4선을 지냈지만 이제까지 지역감정을 악용한 정치를 한 적이 없다”며 “지역주의를 인질로 삼아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과거 정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를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에서 바른정당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립 5·18 민주묘역에 참배하기도 했다. ‘호남 배제설’ 논란을 잠재우고 이 지역 민심을 챙기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어 서울로 올라와 당내 중재파와 반통합파 설득에 나선다. 당초 이날 오후 당무위원회를 열고 반통합파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취소하고 당내 우군을 늘려나가겠다는 것이다. 반통합파 박지원 의원은 SNS에서 “안 대표 말 한마디에 소속 의원들에 대한 징계안이 논의된다”며 “안철수 거수기인 당무위로 안건이 직행, 상정 및 집행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김동철 원내대표, 황주홍 의원 등 국민의당 중재파는 24일 모임을 갖고 찬반파 설득 작업을 재개한다. 22~23일 진행된 전 국민 대상 여론조사를 토대로 양측에 양보 명분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황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통합 찬반과 중재안인 ‘안 대표의 선 퇴진·후 통합’에 대한 여론조사를 당에 요청했다”며 “당내 갈등을 푸는 데 참고용으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

광주=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