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주한美대사대리 “평창 하루전 北열병식 국제사회에 정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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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정신 존중해 훈련연기
北은 원칙훼손 명분없는 행동”

마크 내퍼(사진) 주한 미 대사 대리는 25일 평창동계올림픽 전날 열릴 북한군 열병식 문제와 관련, “올림픽 정신의 훼손이자 국제사회를 향한 정면 도전”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이날 문화일보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한 것은 올림픽 정신을 존중해 내린 결정이었는데, 북한이 스스로 원칙을 훼손하는 명분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 입장은, 평화올림픽을 외치면서도 북의 열병식에 대해서는 ‘우연히 날짜가 그렇게 됐을 뿐’이라며 문제 삼지 않겠다는 문재인 정부 입장과는 크게 다르다.

서울 주재 미국 최고위 외교관이 한국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내퍼 대사 대리는 평창올림픽 및 대북정책 관련 업무 협의차 워싱턴을 방문하고 22일 귀국한 직후 이런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그는 또 북한이 연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영구 중단,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배치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하고 “연합 훈련은 올림픽이 종료되면 곧 재개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 “우리는 문 정부와 대북 제재 공조를 하고 있고, 문 정부가 국제사회와 함께 좀 더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한국 정부를 향한 ‘압박’도 시사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최근 반북 시위대의 인공기 소각 사건 및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 성조기 소각 문제와 관련, “(한국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태운 것은 가슴이 아픈 일이지만 미국에선 헌법에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있어 처벌하지 않는다”면서 “한국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숙 논설위원 mus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