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삼지연악단 공연 관람객 온라인 추첨… 상반된 시민 반응

“가족동원 구할것” vs “체제선전 돕는꼴”

정부가 오는 8일과 11일 각각 강원 강릉아트센터와 서울 국립중앙극장에서 열리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의 일반국민 관람객을 2일 정오부터 3일 정오까지 온라인 추첨 방식으로 선정하겠다고 밝히자 시민들은 “일가친척을 총동원해 꼭 티켓을 구하겠다”는 쪽과 “북한 선전 공연을 정부가 시켜주는 게 말이 되냐”는 입장으로 갈라졌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회사원 임모(여·26) 씨는 2일 “정오 정각에 가족 모두가 컴퓨터 앞으로 총집결하는 작전을 짰다”고 말했다. 임 씨는 “언니가 애한테 공연을 꼭 보여주고 싶다고 해 컴퓨터를 잘 못 하는 어머니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응모할 것”이라며 “회사에서도 북한 예술단 공연을 보러 가자는 붐이 일어서, 점심 미팅 일정이 있는 선배들은 대신 응모해줄 사람을 찾느라 난리”라고 전했다. 서초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모(39) 씨도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어 무조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입장권이 추첨 형식으로 배분되는 데다 무료여서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다. 아이 엄마들이 주축인 맘 카페 등에서는 “꼭 가고 싶다” “너무 기대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개인 컴퓨터의 시계와 입장권 응모가 이뤄지는 인터파크 서버의 시간이 다를 수 있다며 웹사이트 서버의 시간을 확인하는 방법도 공유하고 있다.

반면 ‘북한 체제 선전 공연을 왜 관람하느냐’고 비판하는 시각 또한 만만치 않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송모(28) 씨는 “북한 공연은 기본적으로 체제선전용 아니냐”며 “정부가 북한 체제선전용 공연을 무료로 관장하는 꼴인 것 같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의정부시 구모(32) 씨도 “내가 낸 세금으로 북한 악단에 공연 기회를 준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에도 이와 같은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북한 공연단 관련 기사에 한 네티즌은 “체제 선전용 집단 공연을 허가하다니 북한 주민을 위한 것인가”라는 댓글을 달았다. 다른 네티즌은 돈 주고 북한 공연을 볼 사람이 없을 것 같으니 공짜 티켓을 뿌려서라도 자리를 메꾸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비판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SNS에 “불매운동해야 한다”고 썼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