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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05일(月)
“띠동갑서 이젠 거의 딸뻘까지… 커플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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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생 이병헌
▲  1990년생 김태리
▲  송승헌(오른쪽)·고아라
드라마 男女주인공 캐스팅에 시청자 ‘부글’

신작 ‘…션샤인’·‘…아저씨’
20세·18세차이 발탁 소식에
네티즌들 비난 댓글 줄이어

男배우에 초점 맞춰 극 구성
女배우 早老 현상도 맞물려
일부“캐릭터 맞으면 괜찮아”


대한민국에는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판타지가 존재한다. 고아원 출신인 어린 주디를, 익명의 키가 큰 신사 저비스가 지원해준다는 이 이야기는 재벌을 다룬 대다수 드라마의 모티브다. 여주인공은 항상 가난하고 그의 곁에는 “너 같은 여자는 처음”이라고 말하는 재벌남이 머문다. 그런데 그 구도 안에서 남자 주인공은 통상 여자 주인공보다 나이가 많다. 따지고 보면 저비스가 주디 친구의 삼촌이었던 것처럼. 최근 들어 그 격차가 더 벌어지며 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의 큰 나이 차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늘고 있다.

얼마 전 종방된 MBC ‘투깝스’의 조정석·혜리(14세 차이)와 케이블채널 OCN ‘블랙’ 송승헌·고아라(14세)를 비롯해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황금빛 내 인생’의 박시후·신혜선(12세) 등 ‘띠동갑’은 기본이다.

또한 올해 방송을 앞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남녀 주인공을 맡은 배우 이병헌과 김태리의 나이 차는 20세고, 또 다른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주연 배우인 이선균·아이유의 나이 차이는 18세다. 각각 두 사람이 남녀 주인공으로 발표됐을 때 일부 네티즌은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이병헌보다 뒤늦게 이 드라마에 합류한 김태리의 캐스팅 소식을 전한 기사에 댓글을 단 네티즌 ‘dngk****’은 “나이 차이가 너무 많아서 거부감이 든다”고 써 1641명의 공감 투표를 받았고, 또 다른 네티즌 ‘sb99****’은 “우디 앨런을 따라가나. 아빠랑 딸뻘인데”라고 적었다.

드라마를 드라마 자체로 보아야 할 뿐, 주연 배우의 실제 나이 차이로 판단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젊은 배우도 연기력만 뒷받침된다면 노역(老役)을 맡을 수 있는 것처럼, 각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우를 발탁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케이블채널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도깨비’의 남녀 주인공이었던 공유, 김고은은 12세 차이가 났지만, 작품 속 설정과 잘 들어맞아 둘의 나이 차이에 대한 논란은 없었던 것이 그 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작품적 논리로만 본다면 나이 차가 많은 남녀 배우가 연인으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인기 드라마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나이 많은 남성과 어린 여성의 사랑을 부추기는 듯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건, 사회적 맥락으로 볼 때 의미가 있는 담론”이라고 말했다.

이는 여배우의 조로(早老)현상과 맞물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20대 초반에 데뷔한 남자 배우들은 20여 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인기를 유지하며 안방극장의 주연 배우로 활동하는 반면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여배우들은 나이 어린 후배들에게 대다수 자리를 내줬다. 이야기의 중심을 남성에게 맞추는 동시에 어린 여배우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한 중견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밀회’(김희애·유아인)처럼 중견 여배우와 떠오르는 남자 배우가 호흡을 맞춘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문 사례”라면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높은 인지도와 연기력을 쌓은 남자 배우에 초점을 맞춘 후 그에 걸맞은 젊은 여배우를 찾으려 하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업계 관행”이라고 고백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mail 안진용 기자 / 문화부  안진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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