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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07일(水)
비트코인과 ‘운동권 기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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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용 경제산업부 차장

가상화폐 ‘비트코인’과 블록체인(가상화폐 원천 기술)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실체는 10년째 미스터리다. 일본인 학자라는 설, 서양인이라는 설, 이미 고인(故人)이 됐다는 설 등이 떠돌았지만, 어느 것 하나 확인된 것은 없다. 일본인이든 서양인이든, 죽었든 살았든 간에 그는 분명히 중앙 권력의 간섭·규제, 그리고 기성 시스템의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자유주의자다. 특권과 기득권을 싫어하는 민주주의 정신도 있다. 동네 마트에선 ‘스마트 컨슈머’일지 모른다. 2008년 사토시가 썼다고 알려진 9페이지짜리 논문(Bitcoin: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을 읽으며 그를 상상해 본 것이다.

비트코인에 20, 30대가 열광한다. 그러고 보니 사토시의 이상과 요즘 20, 30대의 성향은 통하는 측면이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신저 ‘트렌드 코리아 2018’의 부제는 ‘왜그 더 도그’(Wag the Dogs·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다. 가상화폐가 중앙은행의 발권력과 시중은행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것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꼴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분노해 촛불을 들고 정권을 뒤집은 20, 30대는 언제나 사회의 꼬리인 줄 알았다. 네이버조차 ‘개인 대 개인’(Peer-to-Peer)을 강조하는 유튜브나 SNS로 쏠리는 20, 30대의 마음을 잡지 못해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한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20, 30대의 마음엔 아직 한기가 남아 있다. 정부가 남북단일팀 구성을 밀어붙인 것이 북한에 대한 특혜이자 권력의 일방적인 찍어 내리기라고 단정하자 대통령 지지율까지 출렁였다. 단일팀 구성에 희생된 선수의 눈물은 청춘의 눈물이었다. 명분이 훌륭해도 젊은 세대의 눈엔 채용 비리와 다르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든, 문재인 정부든 강요와 불공정, 불합리는 못봐준다. 기득권은 기득권, 반칙은 반칙일 뿐이다.

40대인 기자는 20, 30대가 존경스럽다. ‘386세대’로 불렸던 50대는 30년 전 아스팔트 위에서 민주화를 위해 온몸을 던졌다는 도덕적 우월감 하나로 20년 넘게 대한민국의 중심에 서 있었다. 국회, 대기업, 벤처, 검찰 등 곳곳에서 개혁과 혁신의 주인공으로서 앞선 세대와 싸우고 결국 승자가 돼 살아남았다. 지금도 ‘운동권 출신’은 훈장이다. 전대협 의장이었던 50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40대 여성 국회의원을 향해 “5공화국 때 의원님은 어떻게 살았는지 보지는 않았다”며 국회 한복판에서 호통쳐도 40대는 할 말이 없다. 40대는 50대가 마련해준 민주화된 세상에서 도서관에 처박혀 영어 단어를 외운 것은 맞다. 조직 내에선 잘난 50대의 기세에 눌려 오른팔, 왼팔 역할만 자처했다. 하지만 20, 30대는 다르다. 50대에 빚을 진 것이 없다. 오히려 50대가 쌓은 기득권의 성(城)이 타도 대상이다. 20, 30대는 미래 기술이라는 블록체인에도 두려움 없이 마음을 열었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한다. 앞으로 특권과 기득권이 사라진 시대의 대한민국 주도권은 50대에서 40대를 건너뛰고 20, 30대로 넘어갈지 모른다. 사토시의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마침내 빛을 본 것처럼 20, 30대가 곧 대한민국의 몸통이 될 것이다.

mykim@
e-mail 김만용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김만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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