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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14일(水)
명절 시집살이는 옛말…젊은 시어머니들 “시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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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빨리 갈게요” 이른 귀성길에 오른 한 가족이 14일 오전 서울역 승강장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내 代서 며느리 고통 끊을 것”
여행가라고 100만원 주기도
“설날 아침 모여 아침만 먹자”
“어지간한건 아들에게 시킬것”


경기 광주시에 사는 4년 차 시어머니 박선자(63) 씨는 14일 아들에게 100만 원을 송금했다. 설 연휴 기간 부부끼리 여행이라도 가라는 뜻에서다.

그동안 박 씨의 시어머니가 살아 계셔서 명절 때 차례상이 필수였지만 지난해 돌아가신 뒤 ‘내 대에서 며느리 고통은 끊어야겠다’고 결심한 뒤 처음 맞이한 이번 설부터 실천에 옮겼다. 박 씨는 “아들은 처가에 가면 사위라고 맛있는 음식이라도 얻어먹고 오는데 며느리는 어찌 됐든 밥 차리고 설거지하느라 고생하지 않느냐”며 “자기들끼리 속 편하게 놀고 쉴 시간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댁에 가서 며칠간 고생하다 연휴 막판에야 친정에 잠시 들르거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던 며느리들은 누구나 공감할 명절 스트레스가 옛말이 될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여전히 명절 기간 시댁에서 고생하는 며느리가 많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시어머니들 사이에서는 ‘명절 스트레스’를 며느리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계속 확산하고 있다. ‘시송합니다(시댁이라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광명시에 거주하는 김예환(여·59) 씨는 아들 부부에게 이번 설에는 “설날 아침에 들러 밥만 같이 먹고 가라”고 선포했다. 지난해 5월 며느리를 본 뒤 첫 번째 맞은 명절인 지난 추석 때 며느리에게 “첫 명절이니 전날 내려와서 같이 음식을 준비하자”고 했다가 아들로부터 핀잔을 들었던 김 씨다. 이후 친구들에게 속상한 속마음을 꺼냈다가 되려 “그거 요새 갑질이다” “정신 차려라”는 말을 들은 뒤에 일어난 변화다. 의정부시에 사는 김모(여·58) 씨는 지난 주말 교회에서 만난 아들에게 “(설거지를) 내가 하면 며느리가 눈치 보느라 자기가 하겠다고 나설 테니 무조건 네가 나서서 하라”고 아들에게 말해 다짐을 받았다.

명절이면 엄청난 교통 체증과 인파를 감수하고라도 고향에 내려가 북적대는 연휴를 보내는 모습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대 10일 연휴였던 지난해 추석 때는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는 모양새였지만 4일에 불과한 올해 설 연휴에는 집이나 인근 호텔에서 머무는 ‘스테이케이션’이 인기다. 인터파크투어가 1월 24∼29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설 연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응답자 중 65%가 국내여행을 하겠다고 답했다. 국내여행의 목적 중 힐링·휴식이라는 응답이 49%,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호캉스’라는 응답이 20%였다.

민병기·김현아 기자 mingming@munhwa.com
e-mail 민병기 기자 / 정치부  민병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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