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설움 보듬은 기업들 ‘갓성빈’ ‘갈릭 걸스’ 키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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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장비·시설 필요한 종목
열악한 여건 속 외롭게 훈련
기업들 성적 관계없이 후원
봅슬레이 등 메달 못 땄지만
선수 실력 늘고 관심 높아져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화려한 성공을 거두며 관심을 끌고 있는 스켈레톤·컬링 등 비인기 종목의 성공 드라마 뒤에는 열악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싸워온 선수를 묵묵히 도와온 기업들의 손길이 있었다. 고가의 장비와 시설이 필요해 ‘선진국형 스포츠’로 알려진 동계올림픽 종목의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도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스켈레톤 황제’로 등극한 윤성빈 선수의 뒤에는 LG전자·CJ제일제당·KB금융·포스코대우 등의 오랜 지원이 있었다. 특히 LG전자는 2015년부터 스켈레톤 국가대표팀과 윤 선수를 후원해 왔으며, CJ제일제당과 KB금융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공식 후원사로 윤 선수를 지원해 왔다. 포스코대우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외 훈련비 등 24억 원을 지원해 왔다.

아직 ‘메달’ 소식은 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남자 2인승 경기에서 6위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봅슬레이 종목의 경우에는 연맹의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가 2014년부터 대표팀을 후원하면서 맞춤형 썰매 제작을 지원해 왔다.

또 다른 비인기 종목 컬링은 여자대표팀이 19일 예선전에서 무패 행진을 하던 강호 스웨덴을 7대6으로 격파하는 등 4강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돌풍의 주역인 여자대표팀 뒤에는 대한컬링경기연맹의 공식 후원사를 맡아 온 신세계와 KB금융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특히 신세계는 2012년 여자 프로 농구단 운영을 중단하는 대신 대한컬링연맹과 100억 원 규모의 후원사 계약을 맺고 해당 종목 육성에 선도적으로 ‘올인’해 왔다. 이를 위해 국가대표팀 훈련비 등을 지원하는 동시에 2013년부턴 매년 ‘신세계-이마트 전국컬링대회’를 개최해 왔으며, KB금융도 여기에 합세해 대표팀과 해당 선수권대회 등을 후원 중이다.

이번 동계올림픽을 통해 화려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큰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 루지·바이애슬론 등 비인기 종목의 뒤에는 각각 대한루지경기연맹 공식 후원사인 KT·하나금융과 대한바이애슬론연맹 공식 후원사인 한국가스공사·기업은행 등의 지원이 이어져 왔다. 오는 22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되는 스노보드(평행 대회전) 종목의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록에 도전하는 기대주 이상호 선수의 경우에는 CJ제일제당이 후원하고 있다.

2014년부터 대한스키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는 롯데는 스키 종목의 저변 확대를 위해 해외 전지훈련을 확대하고 선수 지원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있다. 한라그룹 역시 2013년부터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을 맡아 한라아이스하키단 운영, 귀화 선수 영입 등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