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피해 학생 만난 트럼프 “교사 20% 무장시킬수도”

“교직원 무장했다면 막았을 것”
“폭력 못막는다”… 찬반 팽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교직원 무장 허용 방침을 시사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후 백악관에 총기 사건 피해자 및 가족 20여 명을 초청,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에서 “만약 총기에 능숙한 교사가 있었다면 매우 신속하게 범인을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교직원 무장 허용 방침을 시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학교가 미치광이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교사의 20%를 무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스포츠 코치를 언급하면서 “만약 그가 총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도망치지 않고 총을 쐈을 것이고, 그러면 상황은 종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공화당 인사들이 각종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미치광이들의 비정상적 행위”라면서 오히려 총기 소지 권한 강화를 주장했던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교사 무장 허용에 대해서는 찬반 입장이 팽팽하다. 이날 참석한 한 학부모는 “교직원을 무장시켜야 한다”며 “그들은 평상복을 입은 경찰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샌디훅 총기 난사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 니콜 하클리는 “교사 무장으로 학교 폭력을 막을 수 없다”며 “처음부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처하는 지식으로 그들을 무장시켜야 한다”고 반대했다. 더글러스 고교 총기 난사로 딸을 잃은 아버지 앤드루 폴락은 “하나의 국가로서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실패했다”며 “이런 일이 바로잡힐 때까지 나는 잠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과거처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회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우리는 여러분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며, 총기 구매 시 신원조회 등에 대해서도 매우 강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