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랩 Pick’ 금주의 커플 & 스토리>한화이글스 팬클럽서 만나 비밀 연애… 웨딩촬영도 야구버전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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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계영·김가현 부부

“한화 우승 기다리다 좀비가 다 됐어요.”

결혼 4년 차 부부인 송계영(32·이하 송)·김가현(여·36·이하 김) 씨는 자타공인 ‘야구 덕후’다. 심지어 1999년 이후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 본 적 없는 한화 이글스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한화 팬들에게는 ‘부처’ ‘보살’이란 별명이 따라붙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두 사람, ‘보살 부부’라 불러야 할 것 같다.

웨딩 사진만 봐도 부부의 야구 사랑이 느껴진다. “한화 우승을 기다리다 좀비가 다 됐다”는 뜻에서 좀비 영화인 ‘웜 바디스’를 패러디했다. 부스스한 머리, 다크서클이 짙게 깔린 얼굴로 배트와 글러브를 들었다.

두 사람은 야구 동호회에서 ‘운영진과 회원’으로 처음 만나 전국의 야구장을 돌며 사랑을 키워왔다. 취미생활이 같은 부부의 여가생활은 온통 야구로 채워진다. 두 돌을 앞둔 딸 단아 양은 (한화색인) 주황색만 보면 함박웃음을 짓는다는 ‘모태 한화팬’이다. 동호회에서의 비밀연애부터 한화 가족팬을 꿈꾸는 현재까지, 유쾌함이 넘치는 그들의 ‘야덕 라이프’를 들여다봤다.

Q. ‘야구 덕후’로 알고 있어요. 두 분 어느 정도로 ‘덕후’이신가요?

송 : 충청도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서울이글스라는 팬클럽 운영진을 4년하고 회장까지 했거든요. 신혼여행은 미국 LA를 경유해 칸쿤으로 갔어요. 한화이글스 선수였던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도 보고 메이저리그 경기도 보기 위해서였어요. 신혼집 꾸밀 때는 현관 앞에 한화이글스 존을 만들었어요. 유니폼, 인형, 선수 사인볼, 모자, 동호회 수건 등을 전시해 부부만의 ‘팬인증’을 한 적도 있었어요.

Q. ‘야덕 부부’의 일상이 궁금해요.

김 : 둘 중 한 명이 바빠 야구장을 못 가거나 못 볼 때도 서로 ‘문자 중계’를 해줘요. 가끔 혼자 야구장 가 있으면 샘을 내기도 하고 투정도 부리고, 재미있어요.(웃음) 결혼식 단체 사진이 기억이 나요. 가족, 친지, 친구, 직장 동료 외에 서울이글스 동호회 사람들만 따로 찍었죠. 하객들은 정장 위에 유니폼을 입고요. 결혼식을 청주에서 했는데 70~80명 정도 와주셨어요. 그때 저희 부부가 둘 다 동호회 운영진이었거든요. 웨딩 촬영도 물론 야구 버전으로 따로 찍었답니다.

Q. 한화를 응원하고 계시잖아요. 짠한 눈으로 바라보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송 : 한화이글스 팬이라고 하면 다들 ‘힘내세요!’라는 눈빛으로 바라보세요. 어떤 분은 ‘한화이글스 팬이랑 결혼하면 보살과 함께 산다’는 우스갯소리도 하시는 분도 있어요. 한화이글스를 함께 좋아한다는 건 저희에게 행운이고 복이죠. 한화이글스가 없었다면 지금 저희도 없을 것이고, 평생 함께해야 할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김 : 일단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는다는 건 행운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팀을 응원하지만, 야구를 보다 싸우기도 하고 의견 차가 있으면 투닥투닥 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둘 다 팀 내 모든 선수를 좋아하긴 하는데 저는 정범모, 송광민 선수 등을 주로 응원하고, 신랑은 원래부터 한상훈 선수를 너무 좋아했어요. 각자 좋아하는 선수가 못할 때는 서로 그 선수를 욕하거나 건드리지 않습니다. 부부만의 매너랄까요?(웃음)

Q. 동호회에서 만났으면 공개 연애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비밀 연애하셨나요?

송 : 처음엔 비밀 연애했죠.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 생각해보면 스릴 있고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눈치 빠른 분들은 알고 계셨는데 물어보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사귀기 전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라서 놀라는 분들이 많지 않았어요.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분위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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