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訪北>北, 일정 공지안해… 5일저녁·6일오전 중 김정은 면담할듯

- 특사단 일정은

서해 직항로 따라 평양으로
靑 “대화 이어가기 위한 특사
미국인 석방문제 의제 아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대북특사로 하는 특별사절단은 5일 오후 2시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2호기’를 타고 평양을 향한다. 서해 직항로를 거쳐 약 1시간을 비행한 뒤 평양 순항공항에 내릴 예정이다. 특사단 방북은 2007년 2차 정상회담 일정 조율을 위해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그해 8월 두 차례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대통령 친서를 전달한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이번 특사단의 임무는 특정 사안에 대한 남북 간 합의를 이루는 타결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5일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때처럼 뭔가 막혀 있는 것을 해결하거나 돌파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고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보내는 특사”라며 “상황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서로의 정세 인식을 통일시켜 나가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미·북 대화 여건 조성과 한반도 평화 정착 방안에 대한 입장 차를 좁혀 나가는 목적이란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특사단이 미·북 대화 유도를 위해 한국계 미국인 석방 문제를 북한 측과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 문제를 논의 안 한다고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주제가 아니다”며 “미·북 예비대화의 핵심은 비핵화”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순안공항에 나올 북측 영접 인사를 통해 북한의 대화 의지를 살펴볼 수 있다고 말한다. 정부는 이번 대북 특사단에 정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2명의 장관이 포함됐기 때문에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장관급 영접을 기대하고 있다. 특사단은 북측 고위급 대표단과 사전 회담을 한 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은 한 차례”라고 말했다. 이때 수석특사인 정 실장이 김 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은 5일 만찬이나 6일 오찬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 측은 확실한 일정을 공지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만찬이 예정돼 있으나 북측이 참석자를 알려오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로선 대북 특사단의 거처와 면담 장소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기존에 특사단은 대부분 국빈을 맞는 시설인 백화원 영빈관을 숙소로 하며 면담도 이곳에서 진행했다.

대북 특사단은 6일 오후 한국으로 돌아와 바로 문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보고할 계획이다. 이어 정 실장과 서 원장은 이르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관련 내용을 설명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되도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북한에서 가져온 ‘보따리’를 설명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미국 측과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에 특사가 다녀온 뒤 적절한 방법으로 중국과 일본 등에도 방북, 방미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