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訪北>韓특사 訪北 당일 “비핵화·최대의 압박” 또 강조한 美

국무부 “남북관계·비핵화 진전
반드시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
최대압박 통해 韓과 긴밀협력”

초지일관 비핵화원칙 강조하며
文정부 ‘특사 성과’ 부담 지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1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 특사 파견 결정 이후 연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CVID)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대의 압박’ 유지·강화를 위한 한·미 공조를 언급한 데 이어 4일에는 남북대화·비핵화 대화 ‘병행 진전’의 필요성도 주장하고 나섰다. ‘최대의 압박’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핵 폐기로 이어지는 남북 대화가 아니라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간접 표명한 셈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CVID 원칙은 남북 대화 급물살 이후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다. 지난 1월 한반도 안보와 안정에 관한 외교장관회의(이하 밴쿠버 회의)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강조했던 CVID 원칙은 3월 들어 백악관·국무부의 브리핑 및 문건에서 연이어 나타났다.

이는 CVID가 북한 비핵화의 목표이자 기준이며,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현행 ‘최대의 압박’ 캠페인은 강화될 것이라는 간접적인 경고인 셈이다. 대북 압박·제재는 북한을 향한 ‘채찍’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월 말 평창동계올림픽 폐막 직전에 사실상 대북 해상 차단을 의미하는 역대 최강의 대북 제재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모든 옵션(선택)이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 배제하지 않는 대북 군사적 옵션 실행 가능성이 트럼프 행정부가 휘두르는 가장 강력한 ‘채찍’이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는 남북 대화에 대해서도 “지켜보자”는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문재인 정부에도 작지 않은 부담을 지우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이날 논평에서 “우리는 남북 관계 진척이 비핵화 진전과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데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3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비핵화해야만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북 특사가 이번 방북에서 비핵화 회담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방북 이후 이어지는 방미 결과도 만족스럽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남북 대화 무용론까지 내놓으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압박·제재 적극 동참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