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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6일(火)
집단 性폭행 장면 고치고 ‘마초 대사’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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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투’ 한 달… 사회적 분위기 반영 ‘불쾌한 공연’ 수정

‘닥터 지바고’의 고위 법관
강압적 언사·접촉 등 완화

윤호진‘명성황후’ 불매운동
성폭력 의혹 연출자·배우
공연 취소·제작 무산 위기


지난 1월 29일 서지현 검사의 성폭력 피해 폭로로 촉발된 한국판 ‘미투’ 운동이 문화예술계 전반에 큰 충격파를 던진 지 한 달여, 공연계 큰손으로 꼽히는 여성 관객들이 공연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관객들의 잇단 항의와 불매운동의 효과는 성폭력 의혹 연출가와 배우들이 참여한 공연의 취소 혹은 제작 무산 위기에 그치지 않는다. 심지어 여성 관객들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극 장면들 역시 여성의 목소리에 민감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수정되고 있다.

◇극 속 여성 목소리 담아라… 달라진 사회 분위기 반영 = 미투 운동 이후 달라진 공연계 분위기와 관련해 눈에 띄는 것은 성폭력 가해자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작품도 수술대에 올랐다는 점이다. 왜곡된 성 관념을 심어주거나 여성에 대한 성범죄를 적나라하게 다룸으로써 관객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장면들이 관객들의 요구와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수정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는 지난 2월부터 특정 작품들에 등장하는 성적인 장면에 대해 “불쾌하다” “제작진에게 수정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글들이 여럿 올라온 상황.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오는 4월 12일 진행되는 8번째 공연부터 여주인공 알돈자가 집단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수정하기로 했다. 제작사인 오디컴퍼니 측은 다만 “미투 운동 때문만은 아니다”라면서 “오랫동안 불편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던 장면인 데다가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해당 장면의 수정을 염두에 뒀던 것”이라고 말했다.

2월 27일 개막한 ‘닥터 지바고’ 역시 “극 중 부패한 고위 법관 코마로프스키가 여주인공 라라에 대해 강압적인 언사를 하거나 접촉하는 장면 등이 있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느낄지를 고민해 완화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오디컴퍼니 측은 밝혔다.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삼총사’도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반영, 여자를 좋아하는 마초 캐릭터 ‘포르토스’(사진)의 대사나 행동을 일부 수정하기로 했다. 왕용범 연출은 최근 한 라운드 인터뷰에서 “10년 전에는 어떤 전형성을 가진 인물처럼 보였는데 다시 보니 비호감 캐릭터로 느껴졌다”며 “여자를 밝히는 것을 ‘남자다움’으로 보기 어렵다. 그런 것보다는 힘을 더 강조하거나 우악스러움 안에 감춰진 연약함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남성스러움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미투’ 가해자 참여작, 공연 취소에 제작 무산 위기까지 =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윤호진 에이콤 대표는 6일부터 개막하는 자신의 대표작 ‘명성황후’의 연출에서 빠지기로 했지만 성난 관객들은 불매운동으로 대응 중이다. 8일 창립기념행사의 일환으로 해당 작품을 단체관람하기로 했던 서울YWCA가 “성폭력 관련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며 예매를 취소하기도 했다.

윤 대표가 오는 12월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릴 예정이었던 위안부 소재 뮤지컬 ‘웬즈데이’에 대해서도 에이콤 측은 “2월 28일로 예정됐던 작품 제작 발표회가 무산된 후 제작 자체가 중단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학생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한명구 배우가 출연할 예정이었던 연극 ‘에어콘 없는 방’의 공연도 취소됐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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