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김정은 면담’>리설주·김여정 동석시켜 노동당사로 첫 초대 ‘파격 예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원탁에 핀 웃음꽃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측 주요 인사들과 수석 대북특사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별사절단이 5일 오후 평양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만찬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시계 방향으로), 정 실장,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맹경일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김창선 서기실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서훈 국정원장, 리설주. 청와대 제공

- 김정은, 南특사단 극진 환대

평양 도착 3시간 만에 회동
文대통령-김여정 접견보다
1시간이상 더 할애하며 경청

리설주 연핑크 정장 돋보여
꽃장식 테이블엔 서양식요리
北 전통주 등 4가지 술 올려

참석자들 만찬서 ‘화기애애’
“南北 합의 내용 만족” 분석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5일 만찬에는 북한의 대남 관련 주요 인사뿐만 아니라 부인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김 위원장의 가족까지 총출동했다. 원탁에 앉은 참석자들이 환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화기애애했던 만찬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6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만찬 사진을 보면 원탁에 둘러앉은 특사단과 북측 인사들은 대체로 환한 웃음을 띠었다. 김 위원장은 치아가 드러나는 함박웃음을 보이며 테이블 위로 두 손을 모아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오른편에 앉은 부인 리설주 역시 밝게 웃었다. 이 장면을 두고 특사단과 김 위원장이 만찬에 앞서 열린 접견에서 서로 만족할 만한 협의를 이뤘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리설주가 남측 인사를 만난 것은 2005년 인천 아시아 육상선수권대회에 응원단으로 방남했을 때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북한의 정상국가의 모습을 보이려는 의지로 본다”고 평가했다.

리설주는 은은한 연핑크색 재킷을 입어 검은 양장 차림의 다른 참석자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모습이다. 어깨 밑으로 내려오는 생머리를 자연스럽게 반묶음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위원장 왼편으로 수석 대북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맹경일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김창선 서기실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서훈 국정원장, 리설주 순으로 착석했다. 빨강과 초록이 섞인 꽃장식과 하얀 말 조각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원탁에는 포도주와 북한 전통주 등 네 가지 정도의 술과 바게트, 서양식 요리 등이 올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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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만찬은 조선노동당 본관의 진달래관에서 진행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남측 인사가 노동당 본관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접견과 만찬은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 12분까지 총 4시간 12분간 진행됐다.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달 방남했을 당시 문 대통령과의 접견·오찬이 2시간 50분 동안 진행된 것과 비교해도 1시간 이상 길다. 청와대는 만찬 장소와 접견 시간 등을 북한이 우리 측 특사단에 예우를 갖추기 위해 노력한 부분으로 평가했다.

특사단이 평양에 도착한 지 3시간 만에 김 위원장과의 회동이 이뤄진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우리 측 특사의 방북 시 접견을 귀국 직전 급작스럽게 진행하거나, 일정을 지연시키는 등 돌발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김 위원장은 우리 측과 사전에 협의한 대로 지체없이 만찬 일정을 진행했고, 특사단과의 접촉 시간도 길었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북한 응원단과 함께 한국에 머물렀던 맹 부부장이 평양에 도착한 특사단을 영접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맹 부부장은 5일 만찬에도 참석해 통일전선부가 국정원의 카운터파트로 현 남북 대화 국면에서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