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해구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사무실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정해구 위원장이 밝힌 검토안
대통령 소속인 감사원의
‘회계검사’ 기능 국회 이관
‘대선 결선투표’ 조항 신설
지방분권은 ‘제정’ 수준으로
檢 ‘영장 청구권 독점’ 삭제
대법원장 인사권 대폭 축소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 겸 국민헌법특별자문위원장은 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개헌안과 관련, 권력구조를 ‘대통령 4년 연임제’로 사실상 못 박은 데 이어 제왕적 대통령 권력의 분산 방안과 선거제도·검찰·대법원 개혁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이는 오는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할 개헌안 조문화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에 ‘5·18’ ‘6월항쟁’ 포함 = 헌법 전문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은 원래 그대로 남는다. 정 위원장은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기본질서’로 풀어쓰자는 주장이 있었지만 원래의 자구 그대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보·혁 진영 사이에서 논란이 되어온 건국 시점에 대해서도 정 위원장은 “헌법에 포함되지 않고 논의된 적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정 위원장은 또 ‘3·1운동’과 ‘4·19 민주이념’ 이외에 전문에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 등 역사적 평가를 받은 사건들을 넣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촛불’ 관련 표현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대통령 4년 연임제 권력구조 = 정 위원장은 권력구조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 4년 연임제’를 적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임제’ 대신 ‘연임제’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는 “중임제가 임기를 마치고 쉬었다가도 다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연임제는 임기를 연이어서 하는 게 차이”라고 설명했다. 관심을 모았던 ‘국회의 국무총리 추천권’도 배제된다. 정 위원장은 “대통령은 국회가 총리를 추천할 경우 권력이 2개로 나뉘게 되고, 그러면 한국의 정치 풍토 속에서 책임 있는 국정 운영이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사원 기능 국회 이관’ 등 대통령 권한 분산 =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줄이기 위해 중점 검토하는 방안이 감사원의 이관 문제다. 정 위원장은 “감사원이 지금은 대통령 소속인데, 가장 중요한 ‘회계검사’ 기능을 따로 떼어 국회로 이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위원들은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힘든 국회 이관보다는 감사원 독립기구화를 거론하는 상황이다. 위원들 사이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1안과 2안으로 정리해 보도된다. 또 다른 대통령 권한 분산책은 ‘예산 법률주의’ 도입. 우리 헌법은 국회의 예산안 심의·의결권(54조)은 인정하지만 예산 법률주의는 채택하지는 않는다. 정 위원장은 “예산 편성을 법률로 하게 되면 국회 권한이 상당히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권한을 줄이는 또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정부 법률안 제출권’을 폐지하는 것이다.
◇경제 조항에 ‘지방 균형발전’ 포함 = 헌법 119조 1항(시장의 자율과 창의), 2항(국가의 규제와 조정)으로 구성된 경제 조항에 3항 ‘지방 균형발전’이 신설된다. 2항의 ‘국가가…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표현은 ‘국가가…규제와 조정을 한다’는 쪽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지방자치 조항은 ‘개정’을 넘어 ‘제정’ 수준으로 손 보게 될 전망이다. 정 위원장은 “지방분권은 문 대통령의 관심이 집중된 대목인 만큼 자치 일반, 자치입법, 자치재정, 자치행정 등 조문이 자세하게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재정의 자립을 위해 국세를 지방세로 조정하는 문구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제도·검찰 개혁 =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서는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관련 문구가 신설된다. ‘선거의 비례성 강화’ 문구도 들어간다. 다만 비례성 강화는 구체적인 표현 대신 ‘정당의 의석은 국민의 의식을 반영해야 한다’는 다소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삽입될 가능성이 있다. 정 위원장은 “헌법에 엄격하게 조문화하면 법안이나 현실 적용에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독점 영장 청구권은 폐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민헌법자문특위는 헌법 12조 3항 ‘체포·구속·압수 수색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는 글귀에서 ‘검사의 신청’을 빼는 문제를 검토 중이다. 비대해진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정 위원장은 “대법관 조항은 인사권 축소를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손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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