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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7일(水)
쑥버무리떡, ‘파릇파릇’ 어린 쑥… 영양과 추억을 버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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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내음을 한가득 품고 있는 쑥버무리떡. 어린 쑥에 고구마, 단호박, 비트 등의 컬러 푸드까지 얹어져 봄철 건강메뉴로 제격이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쑥, 면역력 높여주고 해독효과
알칼리성 식품으로 몸이‘따뜻’
부종 없애고 다이어트에 좋아

쌀가루 섞은뒤 그대로 시루에
고구마 · 비트 등도 함께 찌면
부드러운 식감에 色도 예뻐져


어느 한 가지 음식을 두고도 저마다 사연과 아련한 기억들이 있을 터이다. 그만큼 음식은 시간이나 시대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유산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꼭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난다. 3월과 봄에서 시작되는 상념의 실타래가 따스한 봄날, 향긋한 쑥, 버무리떡, 그리고 할머니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것이다.

손주들에게 유독 많은 정을 쏟았던 할머니는 봄기운 파릇파릇한 들녘에서 순하고 어린 쑥을 한 소쿠리 뜯어와 쑥버무리떡을 만들어 주시곤 했다. 맛있게 먹으면서도 귀하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니 그 떡이 유년의 추억과 할머니의 정이 듬뿍 담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한 음식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쑥버무리떡의 주재료인 쑥은 흙이 있는 곳이라면 산과 들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기특하고 고마운 식물이다. 단군신화에서도 환웅이 사람이 되기 위해 먹어야 하는 두 가지 중 하나가 바로 쑥 아니었던가.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식재료다. 쑥은 지금도 여전히 뜸, 한약 등의 한방재료나 입욕제 등 우리 생활 속에서 웰빙 재료로도 활용도가 높다.

그만큼 쑥의 효능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한방용어로 쑥은 ‘애엽(艾葉)’이라 하여 면역력 향상과 해독작용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네랄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라 몸을 따뜻하게 해 부인병에도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쑥은 위장을 튼튼히 해 식욕을 증진하고 간을 해독하며 부종을 없애는 약초로 기술돼 있다. 쑥은 지방대사를 돕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좋다.

쑥은 탕, 국, 떡, 부침개 등 음식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쑥된장국, 쑥부침개, 도다리쑥국, 쑥들깨국 등 쑥 음식들이 많다. 쑥버무리떡을 비롯해 쑥떡, 쑥개떡, 쑥인절미 등 떡 종류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어릴 적 추억이 많이 서린 쑥버무리떡은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어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다. 쑥을 툭툭 털어서 찐다고 하여 경상도에서는 ‘쑥털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건강에 좋고 맛있는 식재료들을 다양하게 섞고 추가해 요리할 수 있어 ‘응용력 갑’인 음식이다.

‘버무리떡’이라 하면 멥쌀을 빻은 가루에 물을 적당히 주고 체에 내려 시루에 찐 떡들을 총칭한다. 버무리떡에 들어가는 재료도 다채롭게 구성할 수 있다. 요즘 제철을 맞은 쑥 말고도 콩이나 물호박, 느티잎, 수리취, 새순뽕잎 등을 버무려 내놓으면 각각 쑥버무리떡, 콩버무리떡, 물호박버무리떡이 되는 식이다.

버무리떡이 문헌에 기록된 것은 1940년대에 간행된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에 소개된 쑥버무리뿐이지만, 실상 그 이전부터 우리 민족의 삶 속에서 전해 내려온 음식이다. 어린 쑥을 깨끗이 씻어 쌀가루에 섞고 그대로 시루에 안쳐 찌면 된다. 갓 쪄낸 따뜻한 떡을 입에 넣으면 연한 쑥이 맛있게 사각사각 씹히면서도 굉장히 부드럽다.

새로운 학년이 돼 개학을 맞은 아이들을 위한 영양간식으로 쑥버무리떡을 만들어 볼 요량으로 마트에 들렀다. 쑥을 한 팩 집어 들면서 문득 배고픈 시절 쑥버무리떡으로 허기를 채울 수 있어서 좋았다는 아버님 말씀이 생각나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쑥 외에 다른 몇 가지 다채로운 색감의 식재료를 추가로 넣으면 더욱 맛있는 ‘영양쑥버무리떡’이 된다. 쑥과 함께 샛노란 고구마, 주황색 단호박, 보라색 비트 등 컬러푸드(color food)를 넣어 쪄보자. 이 식재료들의 빛깔이 쑥버무리의 온화한 색감과도 조화를 이루며 음식의 격을 한층 살려준다. 영양만점 컬러푸드 가득한 쑥버무리떡으로 온 가족 입안 가득 봄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보자. 쑥 특유의 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나 쑥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 더욱 좋은 봄철 건강메뉴다.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만들어 보세요

재료(2인분 기준)


멥쌀가루 2컵, 쑥 1과 1/2줌, 고구마 1/2개, 단호박 1/6개, 비트 1/6개, 물 2큰술, 소금 1/2작은술, 설탕 2큰술



만드는 법

1. 쑥은 지저분한 잎을 깨끗하게 다듬어서 손질을 하고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준 후 채반에 받쳐준다.

2. 멥쌀가루에 설탕과 소금을 조금 넣고 체로 한번 내려준다.

3. 고구마, 단호박, 비트를 껍질을 벗기고 1㎝ 큐브 모양으로 썰어준다.

4. 멥쌀에 물 2큰술을 넣고 쑥과 3의 재료를 모두 버무려 섞는다.

5. 찜솥에 김이 올라오면 면보를 깔고 4의 재료를 안치고 10분 정도 쪄 준다.

6. 찐 버무리를 접시에 담는다. 콩가루를 곁들여 상에 올리면 더욱 좋다.



조리 Tip

1. 쑥버무리를 찔 때에는 찜솥 뚜껑 전체를 면보로 묶어서 수증기가 찜솥 안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수증기가 찜솥 안으로 떨어지면 쑥버무리가 질어져 식감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2. 쑥을 장기간 보관할 때에는 쑥을 살짝 데친 후 위생팩에 넣고 냉동실에 보관해서 먹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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