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수동, ‘휘영청 달도 밝다’, 112.1×162.2㎝, 캔버스에 아크릴, 2011년. 노화랑 제공
이수동 ‘다시 봄 봄 봄’展
인기 드라마 ‘가을동화’서
송승헌의 작품으로 유명세
“보는 사람이 오래 생각하게…”
봄은 모든 사람에게 ‘설렘’으로 온다. 서로에 몰입한 연인에게는 ‘사랑’으로, 천진난만한 어린이에게는 ‘꿈’으로, 마음속 상처가 깊은 이에게는 ‘위로’로 다가온다. 봄꽃을 연상시키는 화사한 색상의 아크릴 물감으로 ‘설렘’과 ‘사랑’ ‘꿈’ ‘위로’ 등을 화폭에 담아내 ‘행복을 그리는 작가’로 유명한 이수동 작가의 개인전 ‘다시 봄 봄 봄’전이 1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노화랑(02-732-3558)에서 열린다.
그의 작품은 어디선가 한 번쯤 경험했을 것 같은 풍경을 표현해 더욱 마음을 잡아끈다. 달, 자작나무, 집, 풀꽃, 하늘과 바다와 같이 유별나지 않은 소재로 화면이 구성되며 남녀가 등장해 ‘한편의 시’ ‘아름다운 동화’로 변신한다.
캔버스 위에 구현된 이 작가 특유의 따스한 서정과 친숙한 풍경은 인기드라마였던, ‘가을동화’의 주인공 송승헌이 그린 그림으로 등장,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도 자작나무 작가라는 별명에 걸맞게 자작나무 그림을 비롯해 ‘사랑가’ ‘봄이 오는 소리’ ‘눈꽃 피다’ 같은 제목을 붙인 작품이 65점 출품된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그린 것들이다. 출품작 가운데 ‘구름마차’는 가득히 꽃이 핀 나무에 여자가 서 있고 거기에 구름을 타고 온 남자가 손잡고 있는 모습이다.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편지’에서는 눈 내린 자작나무 숲을 배경으로 남녀의 애틋함이 묻어난다. 자작나무 몸에 새긴 날카로운 표식이 남녀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작가는 평소 “오래 생각해서 간단히 그린다. 간단한 그림은 보는 사람이 오래 생각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평론가 임진섭은 “이 작가의 그림은 어디선가 보았던 익숙한 풍경 속에서 한 번쯤 연인과 걸었을 시간을 떠올리게 하거나 아니면 혹시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며 “이를 위해 그는 오래 생각해서 눈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그리면서, 보는 사람의 머리는 오래 붙잡아 둘 수 있는 무언가를 그림에 내재시킨다”고 전시 서문에 썼다.
그가 이런 작품세계를 갖게 된 계기는 잘 알려져 있다. 자신의 작품을 소장한 미술애호가의 아이가 그림을 보고 우니 다른 작품으로 교체해달라는 호소를 듣게 됐고, 이에 충격을 받아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겠다고 마음을 바꾸었다고 한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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