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주총… 연임·親정부 사외이사 ‘핫이슈’

- 22일부터 신한·KB·하나·우리·농협 등 잇따라 개최

하나금융, 김정태회장 3연임
ISS 찬성…외국주주 힘 실릴듯

KB금융, 노동이사제 또 논란
이사회 반대 속 표 대결 예상

선우석호·박시환·박병대 등
금융사별 코드 사외이사 추천

금융사 주주총회가 오는 22일 신한금융지주를 필두로 잇따라 열린다. 이번 주총의 키워드는 ‘연임, 코드 사외이사, 노동자 추천이사제’ 세 가지로 압축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2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3일 KB금융지주·하나금융그룹·우리은행, 30일 NH농협금융지주가 주총을 개최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하나금융이다. 최대 관심사는 김정태 회장의 3연임과 ‘1인 사내이사’ 체제로의 복귀다. 지난 1월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된 김 회장은 주총에서 단독 사내이사 후보로 올라있다. 김 회장의 3연임을 놓고 의결권 자문사 간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하나금융이 외국인 지분(73.51%, 2017년 말 기준)이 많은 만큼 외국인들이 주로 참조하는 국제의결권자문기구 ISS의 의견(찬성)이 크게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다만, 노조의 반발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표심이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KB금융은 이사회 내 회추위와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정관변경, 3명의 신임 사외이사 추천을 비롯해 노조의 주주제안에 따른 정관변경 등 총 8개의 의안을 상정한다. 특히, 노조가 지난해 주총에 이어 두 번째로 시도하는 ‘노동자 추천이사제’가 주요 이슈로 꼽힌다. 지난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노조의 주주제안을 찬성했다는 점을 고려해 올해 주총에서도 표 대결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 이사회는 주주제안 안건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ISS도 최근 ‘반대’ 의견을 내놨다.

‘코드 사외이사’ 선임도 핵심 화두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셀프 연임’을 비판하면서 금융사들이 대거 친(親)정부 사외이사를 영입했다. KB금융이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선우석호 서울대 객원교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같은 경기고 출신이고, 정구환 변호사는 참여정부 때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으로 일했다. 하나금융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진보 성향의 박시환 전 대법관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신한금융 역시 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박병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당국과의 원활한 관계 개선을 위해 정부와 친분이 있거나 금융당국에 몸담았던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분위기”라며 “은행뿐 아니라 보험 등 다른 업권에서도 친정부 인사를 데려오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