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 좌천, 내분… 지금 ‘방문진·MBC’선 무슨 일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완기 이사장 5개월만에 사임
“방문진 진영논리·관행없애야”

“파업불참직원 한직으로 쫓아”
3노조, 최승호 체제 비판 내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서 여권 이사들끼리의 자리다툼으로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일이 발생했다. MBC(사진)는 파업에 불참한 직원들이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며 반발하고 있어 ‘방송 정상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최승호 사장 체제가 내분에 휩싸인 모양새다.

이완기 방문진 이사장은 15일 열린 임시이사회 폐회 전 “오늘 이사회를 마지막으로 이사장직에서 물러날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장으로) 취임해 방송 독립과 MBC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사실상 제 부덕함과 능력의 미천함 때문에 많은 것을 이루지 못한 결과가 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전임 고영주 이사장이 이사들로부터 불신임을 받고 해임되면서 후임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이 이사장보다 연장자인 신임 이사를 연이어 임명하면서 이사장직을 둘러싼 갈등이 있다는 의혹이 일었다. 지난 1월 8일 고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이사에 선임된 여권 추천 몫의 지영선 이사가 한 달 만인 2월 9일 사퇴했고, 2월 14일 김상균 전 광주문화방송 사장이 그 자리를 메웠다.

이 이사장은 “제가 방문진 이사장뿐 아니라 이사로서 2년 반 넘게 생활하면서 느꼈지만 방문진은 너무 진영화돼 있다. 여야 가릴 것 없다”며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인사 메커니즘이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진영 논리·논쟁 등이 빨리 사라져야 방문진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는 지난해 12월 최 사장이 취임한 이후 새 경영 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1노조)와 사내 선임자 중심으로 2007년 결성된 MBC공정방송노조(2노조), 2013년 결성된 MBC노동조합(3노조) 등 3개 노조 소속 직원들의 반목이 거듭되고 있다.

특히 최근 배현진 전 앵커가 퇴사한 것과 관련, 3노조 산하 공정방송감시센터(공감터)에서 14일 발표한 ‘배현진 논란과 MBC, 그리고 사라진 기자들’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내부 분열이 드러났다. 공감터는 “최승호 사장은 취임 직후 보도국 국·부장단 전원을 보직 해임하고 민노총 언론노조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들로 그 자리를 속속 채웠다”며 “파업에 불참한 기자 80명도 방송기자 업무가 아닌 곳들로 골라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또 “보도국장을 중계차 PD로 보냈다가 논란이 일자 TV 심의부로 다시 전보하고, 청와대 출입 기자와 전직 시경캡도 중계차 PD로 보냈다”고 비판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