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反고용 정책에 ‘일자리 追更’은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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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연세대 교수 경제학

지난 2월의 취업자 증가 폭이 8년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계절 요인을 제거한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지난해 2월보다도 줄었다. 15일 일자리위원회에서 김동연 부총리는 청년 일자리 대책을 위해 약 4조 원의 추경(追更)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8년과 2019년의 세계 경제성장률을 모두 3.9%로 전망했다. 하지만 한국의 성장률은 3%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왜 고용과 경제성장률이 개선되지 않는지 안타깝다. 그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비(非)합리적인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최저임금 정책의 부작용이 심각하다.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민감한 분야들에서 고용이 대폭 줄었다. 지난 2월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기간이다. 이 기간에 많은 손님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세계가 주목하는 잔치가 열렸는데도 고용은 줄었다. 2018년 2월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수는 전년 2월에 비해 11만5000명이 줄었다. 이들 업종에서는 근로시간도 감소했다.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의 수는 각각 18만2000명, 8만5000명이 줄었다. 판매 종사자와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의 취업자 수는 전년 2월에 비해 각각 7만7000명, 10만1000명이 줄었다. 중졸 이하의 실업자 수는 5만3000명이나 늘었다.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어려운 사람들의 고통은 더 심해졌다.

둘째,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정책과 고용 규제 강화 정책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공공행정 분야에서는 취업자가 증가했으나, 민간의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고용도 줄었다. 세금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늘어나는 반면 세금을 내는 사람은 줄었다. 이에 따라 구직을 단념하는 사람도 전년 2월에 비해 4만5000명이나 늘었다. 취업을 위한 학원·기관 수강 등에 취업준비생은 67만2000명으로 7만 명이나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혁신 역량과 경쟁력이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셋째, 문 정부는 비합리적 고용 정책으로 예산만 축내고 있다. 내놓은 일자리 창출 정책들은 노동시장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대책보다는 각종 지원정책뿐이다. 중소·중견 기업이 1명을 채용하면 900만 원을 지원한다. 고용은 늘지 않고 경제 성장은 둔해진다. 이번 정책도 각종 수당과 같은 선심성 정책이다.

현재 대외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그러면 고용 촉진 해법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최저임금제와 관련된 정책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최저임금의 적정 수준 유지, 최저임금의 산정 범위 합리화, 합리적 노사관계를 위한 정책 등이 필요하다. 기업이 잘 돼야 근로자의 임금도 상승한다. 정부가 임금을 인상하면 기업이 위축되고 고용은 축소된다. 고용 수요는 기업의 생산 활동에서 파생된 수요다. 근로자의 임금이 인상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고 노동생산성이 늘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대체근로와 파견근로 등 다양한 근로 형태를 광범위하게 허용하고 노동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한국GM 사태와 해외발 보호무역정책으로 인한 고용 문제가 산적해 있다. 기업이 구조조정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생산성이 낮은 분야에서 높은 분야로 고용이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꼭 필요한 고용 구조 전환 정책은 찾기 힘들다. 미국은 법인세 인하로 기업이 돌아오게 한다. 문 정부는 반기업적 정책을 앞세우고 세금을 더 걷어 지원금을 준다. 어느 정책이 근로자를 위한 길인가. 합리적 선택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