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기준금리 역전>‘매파色’ 짙어지는 Fed… “내년까지 6회 인상” 긴축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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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월체제 첫 회의 금리 인상

위원 7명은 “올 4회 인상” 주장
내년 2차례 → 3차례 올리기로

EU·일본 등은 기준금리 동결
글로벌 긴축경쟁 아직은 잠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21일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하면서 이번 금리 인상을 포함, 올해 3차례 인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일단 시장을 진정시켰다. 동시에 Fed는 내년에는 당초의 2차례에서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취해 긴축속도의 보폭이 빨라질 것임을 예고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해 20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정례회의가 재닛 옐런 전 의장의 비둘기파 성향에서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이른바 매파 성향으로 한 걸음씩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Fed의 이날 금리 결정은 시장에선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Fed는 3월쯤 금리 인상의 여건이 무르익었다는 신호가 이미 나온 상황에서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 금리 인상 확률은 95%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연방기금금리란 한국의 콜금리처럼 미국에서 은행 간 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단기 금리로 Fed는 이를 통화량을 조절하는 중요 정책수단으로 사용한다. Fed는 올해 기준금리를 3차례 인상하겠다는 기존 기조를 유지했다. 시장 일각에선 이번 FOMC를 앞두고 실업률 등 미국의 양호한 각종 경제 지표를 감안할 때 올해 4차례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FOMC 회의 직후 파월 의장을 포함한 전체 15명의 위원 가운데 7명이 4차례 인상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8명이 3차례 인상론을 피력하면서 결국 3차례 인상으로 정해졌다. 당장 시장에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올해 인상 횟수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전임 재닛 옐런 체제보다는 매파 성향이 강해졌음을 드러낸 셈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이를 두고 “Fed가 올해 인상 횟수를 놓고 절반으로 쪼개졌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회의 직후 공개된 점도표(dot plot)에서도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확인됐다. 점도표란 FOMC 위원 개개인의 기준금리 결정 계획을 분포도로 정리한 일종의 설문조사다. Fed는 이를 반영하듯 내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기존 2차례에서 3차례로 상향 조정했다. 오는 2020년에는 두 차례 인상을 전망했다. 0.25%포인트씩 인상을 가정하면 2020년 말 미국 기준금리는 3.25∼3.50%까지 1.75%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기본적으로 Fed의 이러한 움직임은 실물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Fed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2.5%에서 2.7%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현재 4.1% 수준인 실업률은 3.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올해 1.9%까지 높아져 목표치(2.0%)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이와 관련, “물가 2% 목표를 향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른 나라들의 경제 지표는 미국만큼 양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각각 0%와 -0.1%로 동결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낮은 인플레이션과 풍부한 외환보유액 덕에 신속한 금리 인상 필요성을 덜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무역 전쟁 발발 가능성도 금리 인상을 자제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