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안 전문 공개>“입 다물어” “왜 반말이야”… 막말 오간 헌법개정소위

19일 비공개 회의서 충돌
“향후 與野 공방 더 세질듯”

지난 19일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헌법개정소위는 고성과 막말로 시작됐다. 이날은 청와대가 대통령 개헌안을 분야별로 나눠 3일 동안 공개하겠다고 밝힌 날이다. 회의 주제는 ‘사법부 및 헌법기관 분야’였지만, 청와대의 개헌안 공개 발표에 대한 여야 의원들 간의 공방으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23일 국회 회의록 시스템에 공개된 지난 19일 헌정특위 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전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방금 전 대통령 개헌안이 공개됐는데) 지금 이 마당에도 우리가 여기서 사법부 및 헌법기관에 대한 논의를 해야 되겠습니까?”라고 따졌다. 이에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왜 회의하러 와서 엉뚱한 소리를 하느냐”고 반박했다. 김진태 의원은 “뭐가 그렇게 약이 올라? 대통령 발의안 온다는데”라고 맞섰고, 김경협 의원은 “조용히 해. 입 다물어”라고 소리치며 다툼이 시작됐다. 두 의원은 “왜 반말이야?”(김진태) “당신은 지금 반말 안 했어?”(김경협) “당신? 여기서 한 마디만 더 나가면 윤리위에 제소할 거야!”(김진태) “제소해라, 제소해!”(김경협)라며 맞붙었다. 김진태 의원이 “누구는 소리 지를 줄 몰라서 이러고 있는 줄 알아! 이 양반이 말이야 도대체 어디서…”라고 하자 김경협 의원은 “이 양반이라니! 말조심해”라고도 했다. 헌법개정소위 이인영 위원장은 2시간에 걸친 회의를 마무리하며 “오늘 1시간 반 정도를 우리가 다른 문제에 진을 쏟아서 30분으로 (사법부 및 헌법기관 분야를) 검토하기는 굉장히 부족했다”며 “부실한 건 사실이니까 추후에 시간이 허락되면 다시 점검해 볼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는 “청와대는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 논의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겠지만, 회의록에 드러났듯이 실상은 국회 개헌안 마련이 더욱 꼬인 상황”이라며 “향후 헌정특위 회의가 이날처럼 구체적인 헌법 조항에 대한 논의보다는 여야 공방으로만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