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M&A에 취약한 ‘5% 룰’… 보고 기준 낮추고 기한도 줄여야

  • 문화일보
  • 입력 2018-04-1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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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佛 등 주식 3% 보유시 보고
기존 주주 대응할 시간 늘려야
의결권 제한 ‘냉각기간’ 확대도


이른바 ‘5% 룰(Rule)’로 불리는 현재 국내 주식 대량보유 보고제도가 행동주의 펀드 등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공격에 취약해 창과 방패의 균형에 있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한국경제연구원과 경제계 등에 따르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5% 룰은 상장법인의 의결권과 관련된 주식 등을 5% 이상 보유하면 보유목적 등을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5일 이내 보고하는 제도다.

그러나 경제계에서는 현행 보고 규정인 주식 5% 이상 보유가 해당 비율을 축소하는 추세에 있는 유럽 등 국가에 비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보고 비율 기준을 1986년 최초 5%로 정한 영국은 1990년 3%로 인하했으며, 미국도 최초 10%에서 5%로 인하하는 등 보고 비율 기준을 낮추는 추세다.

독일과 프랑스 등 역시 보유비율 기준을 3%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한경연 관계자는 “보고 주식 보유 비율을 낮추는 것은 전문적인 투자자에 의한 주식취득으로 과거보다 더 작은 주식만으로도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하거나 회사나 기존 주주들의 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주식 대량보유 보고 요구 기간인 ‘발생일로부터 5일 이내’도 길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과 호주는 주식 대량보유 보고 기한을 2일 이내, 홍콩은 3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주식 대량보유자는 일반적으로 전문 투자자이기 때문에 보고 의무 등을 이미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 5일이나 기간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가 이보다는 회사나 기존 주주들이 이를 먼저 인지,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을 주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더불어 ‘냉각 기간’을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자본시장법은 ‘경영참가 목적’으로 주식 등을 5% 이상 취득하거나 단순투자 목적으로 보고한 5% 이상 보유자가 보유목적을 경영참가로 변경하는 경우 보고한 날 이후 5일까지 주식 추가 취득이나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다.

그러나 ‘단순투자 목적’일 경우에는 냉각 기간을 적용받지 않는다. 김병태 영산대 법학과 교수는 “단순투자 목적 등 보고 내용은 보고자의 판단에 달려있고 이를 오로지 ‘적극적 혹은 비적극적’이라는 추상적인 기준만으로 구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자본시장법상의 냉각 기간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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