不法시위자에 가로막혔던 사드 공사… 123일만에 뚫렸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반대시위 뚫고…사드기지 공사장비 반입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로 공사장비와 자재를 실은 차량이 경찰이 확보한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軍·警, 3번째 시도끝 진입

기지 앞 마지막 관문 진밭교서
장비반입 막은 단체 해산시켜

폐수처리·장병 생활개선 위해
자재트럭·부식車 등 21대 반입
軍 “빠른 시일 내 공사 마무리”

국방부와 경찰이 23일 오전 경북 성주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공사 장비 반입을 위해 농성 중인 반대 단체와 일부 주민을 강제 해산하고, 장비를 전격 반입했다. 지난해 11월 21일 첫 공사 장비 반입 이후 123일 만이며 3번째 시도 만에 성공했다.

국방부와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10여 분 만에 골재와 자재를 실은 25t 트럭 14대 등 공사 장비와 미군 차량 4대, 부식과 구난 차량 각 1대 등 21대를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 기지 입구 마을회관 앞 도로 진밭교를 이용해 기지로 반입했다. 경찰은 사드 기지 입구 2㎞ 도로변에 병력을 집중 배치하고 진입로를 확보했다. 앞서 경찰은 경력 3000여 명을 투입해 오전 8시 10분쯤 진밭교에서 농성 중인 반대 단체 회원과 일부 주민 100여 명을 상대로 경고 방송 후 3시간여 만에 강제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반대 단체 측과 경찰이 심한 몸싸움을 벌여 주민 3명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되고 경찰과 반대 단체 회원 등 10여 명이 찰과상 등을 입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소성리 마을회관 옆에서 농성 중이던 반대 단체 회원과 주민 100여 명의 도로 진입도 차단했다. 마을회관 앞 도로는 반대 단체 측에서 공사 차량 진입 등을 통제했던 곳이고, 진밭교는 기지로 진입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특히 기지 정문 경찰 초소로부터 200여m 떨어져 있는 길이 10ｍ, 폭 6ｍ 진밭교는 지난 12일 반대 단체와 일부 주민이 격자형 철제 틀에 한 명씩 들어가 연좌 농성을 벌이며 장비 반입을 저지한 ‘데드라인’이다.

경찰은 이날 장비 반입을 위해 22일 오후부터 진밭교에 경력을 투입, 반대 단체 측에서 또다시 설치하려던 격자형 철제 틀을 철거했다. 국방부와 경찰은 지난 12일 사드 공사 장비 반입을 시도했으나 반대 단체 측에서 사각형 철제 틀에 들어가 저항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트레일러 12대로 사드 기지 안에 있던 주한미군 장비만 반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초 비가 많이 내리고 이들의 격렬한 반발로 강제 해산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사전에 반대 단체 측의 농성 도구 활용을 차단해 도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공사 장비가 반입되면 인력 25명을 24일부터 약 90일 동안 소성리 앞 도로를 이용해 기지로 들여보내 오·폐수 처리시설 공사와 노후 지붕 공사 등 장병들의 생활 환경 개선을 위한 전반적인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반대 단체 측의 반발과 통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경찰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지 근무 장병들의 생활 여건 개선 공사가 시급해 장비 반입을 다시 시도했다”며 “앞으로 경찰과 협조해 이른 시일 내 공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군 장병 270여 명, 미군 장병 130여 명 등 400여 명이 근무하는 사드 기지 내 생활편의 시설이 노후화하고, 조리 시설 등이 부족해 일부 장병은 전투 식량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으며 화장실 개·보수도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