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서울경찰청장 ‘곤혹’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드루킹’ 사건에 연루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두둔하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이 24일 오전 종로구 내자동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警, 수상한 자금 흐름 추적
자금책 파로스·전달책 성원
경공모 핵심 금융자료 확보
매크로 실행 자체 서버 구축
‘킹크랩’으로 부르며 조작해
드루킹·김경수 나눈 대화방
기술적으로 복구에 어려움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4일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가 운영했던 출판사 ‘느릅나무’의 세무 업무를 담당한 회계법인과 세무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자금흐름 추적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경찰은 별도로 계좌추적용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드루킹의 자금 총괄책이었던 김모(49·필명 파로스) 씨와 친노무현·친문재인계 핵심 인사인 김경수 민주당 의원 측에 500만 원을 전달한 전달책 김모(49·필명 성원) 씨 등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소속 핵심 인사들의 금융거래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명 ‘드루킹 댓글팀’은 기사 댓글 추천수 조작을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한 매크로 서버를 자체 제작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금추적 본격화=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느릅나무의 세 무업무를 담당한 회계법인과 파주세무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일명 ‘드루킹 댓글팀’의 근거지였던 느릅나무의 회계장부와 세무서 신고자료를 확보하고 느릅나무 및 경공모 운영에 사용된 거액의 자금출처를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경공모의 핵심인사이자 회계담당자였던 파로스는 경찰 조사에서 “금전출납장, 일계표를 매일 엑셀 파일로 작성해 회계법인에 보내주고 파일은 즉시 삭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만일 이들이 드루킹 댓글팀을 운영하고 정치권에 자금과 줄을 대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사실이 확인될 경우, 경찰은 파로스와 성원이 댓글조작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피의자로 신분을 전환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현재까지는 파로스와 성원의 신병 확보를 위한 출국금지 조치를 신청하지는 않은 상태다. 성원은 김 의원 측 한모 전 보좌관에게 500만 원을 전자담배 상자에 담아 현금으로 직접 전달한 전달책으로, 드루킹과 김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핵심 인물로 평가된다.
◇매크로 프로그램 서버 자체 구축까지= 경찰 조사 결과, 드루킹 댓글팀은 댓글 추천수 조작을 위해 숫자를 자동으로 올려주는 서버를 구축해 사용하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 프로그램과 똑같은 것은 아니고 매크로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서버를 자체적으로 구축했다”며 “기술적으로 매크로 프로그램보다 더 우월하고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서버를 ‘킹크랩’이라는 은어를 사용해 부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들이 지난 1월 17일 네이버 뉴스 댓글 여론조작 범행에 해당 서버를 사용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드루킹 일당은 앞서 경찰 조사에서 1월 17일 댓글 추천수 조작과 관련해 “단체 대화방에서 매크로를 내려받아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이 ‘킹크랩’을 이용해 추가로 여론조작을 벌였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매크로 조작이 의심되는 사례들을 분석 중이다.
◇드루킹-김경수 대화방 복구가 핵심= 경찰은 ‘텔레그램’ 및 ‘시그널’에 ‘김경수-드루킹 커넥션’을 입증할 둘 사이의 대화방이 추가로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의 삭제된 대화 내용 및 비밀대화방 복구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의원 보좌관이었던 한모 씨가 지난해 드루킹 측으로부터 500만 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 드루킹이 김 의원에게 관련 사실을 언급하며 협박한 문자는 대화방에 남아 있지 않다. 이 대화방의 존재는 드루킹이 인사청탁 관련 협박 메시지를 보낸 것을 스스로 캡처해 경공모 블로그에 올린 것을 경찰이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따라서 사라진 대화 내용이 상당 정도 추가로 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경찰 수사에서는 이처럼 사라진 대화방 복구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시그널은 물론 텔레그램도 대화방 복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도는 하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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